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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석학칼럼]필리핀에 침투하고 있는 중국인들

최종수정 2018.06.07 11:15 기사입력 2018.06.07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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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 마리 슬로터 뉴아메리카재단 CEO

[해외석학칼럼]필리핀에 침투하고 있는 중국인들


"역설적이다." 필리핀 마라위에 복귀할 예정인 술탄 압둘 하미둘라 아타는 현재 상황을 이렇게 묘사했다. 필리핀 민다나오섬 라나오 지방 수도인 마라위는 1년전 이슬람국가(IS)를 추종하는 마우테 그룹의 공격으로 1000여명이 사망하고 36만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한 곳이다.

마라위인들은 매우 독립적인 성향을 갖고 있다. 민다나오의 다른 무슬림 지역과 달리 마라위인들은 스페인, 미국, 일본들에 의해 점령되거나 식민지가 된 적이 없다. 그들은 말라위 재건에 참여하고 있는 중국 기업들을 노골적인 침략은 아니더라도 일종의 침입 행위로 간주하고 있다.

5개의 중국 기업과 4개의 필리핀 파트너사들로 구성된 컨소시엄은 갈등으로 찢겨진 이 도시의 재건을 위한 마스터플랜을 제시해왔다. 이 계획은 전장이었던 마라위-공격 받기 전 이곳은 시끌시끌한 무역과 거대한 모스크, 마드라사(이슬람 학교)들로 유명했다-를 관광지로 변신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약 3억2800만 달러 규모의 이 계획은 현란하면서도 화려하고 쭉쭉뻗은 거리와 웅장한 해안 리조트, 인스타그램에 등장할 법한 공원과 광장, 친환경 자동차와 컨벤션홀을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마라위 주민들은 그것은 마라위가 아니라고 말한다. 그들의 문화와 전통, 정체성을 제대로 담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한 주민은 "마라위인들은 아름답게 꾸미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그들의 집을 다시 짓도록 허락받는 것이다. 그들은 그들 스스로의 비전과 계획, 건축과 공학 기술, 인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계획이 다른 이해 관계자들과 충분한 협의없이 작성된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마라위 재건 사업에는 필리핀과 중국의 합작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지난 4월 상하이지오하버 그룹, 조보 그룹, 종파 그룹 등이 필리핀 정부와 간척, 액화천연가스(LPG) 터미널 건설, 열에너지 사업 등에 대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협정서를 체결했다. 필리핀에서 중국 기업들의 확장은 2017년 10월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밝힌 '피봇 투 차이나(pivot to Chinaㆍ중국으로의 중심축 이동)' 정책의 결과물이다. 그는 독립적 외교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오래된 군사 동맹이었던 미국을 위협하고 대신 중국과 협업할 것을 선언했다.

그 뒤로 중국 기업과 자금이 필리핀 인프라 사업에 쏟아져 들어왔다. 2017년 중국의 투자액은 3100만달러에 달했다. 올해 4월까지 투자금은 95억달러로 추정되고 있으며 이 자금은 관광, 농업,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1만800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두테르테는 전국에 걸친 인프라 사업에 중국 투자를 받는 것이 필리핀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2016년 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PCA)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주장하는 남중국해에 저항하는 것은 부질없는 짓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그는 필리핀은 중국의 무력 상대가 되지 않는다고 공공연히 말한다. 지금까지 두테르테의 도박은 성공을 거둔 것처럼 보인다. 필리핀 국민들 사이에 두테르테의 인기는 높다. 2018년 1분기 만족도는 56%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 자금은 현지 엘리트들을 강화시키고 종종 부패를 낳기도 한다. 중국 기업들은 거의 대부분 중국 노동자들을 고용한다. 그리고 중국의 계획은 현지 문화와 동떨어져 진행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배제된 현지인들은 점점 지치게 된다.

중국 자금을 받아들이면 경제적 제국주의에 대한 불만을 낳는다. 이는 20세기 미국 정부와 미국 기업들이 개발도상국에서 사업을 하면서 익숙해진 풍경이다. 곧 저항 운동이 민족주의의 깃발에서 일어날 수도 있다. '호수의 사람'들이라는 뜻을 갖고 있는 마라위가 단지 중국인들에게 양보거리가 되어선 안된다. 그곳은 그들의 고향이다.ⓒProject syndic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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