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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석학칼럼]트럼프 철강관세에 대한 유럽의 대응법

최종수정 2018.05.29 11:11 기사입력 2018.05.29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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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그로스 유럽정책연구센터(CEPS) 소장

[해외석학칼럼]트럼프 철강관세에 대한 유럽의 대응법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4월말 캐나다, 유럽연합(EU), 멕시코에 대해 30일간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부과를 유예했다. 이는 표면적으로 미국이 무역 상대국과 장기적으로 협상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처럼 보인다.

미국 철강 산업을 위해 보호주의 조치를 취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2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몇몇 철강 제품에 대해 30%에 달하는 관세를 부과했다. 하지만 그때에도 수입 철강의 70% 이상은 면제 조치를 받았다. 이와 반대로 트럼프 대통령은 전체 철강 분야에 대해 영향을 주는 관세를 부과했다.

부시 행정부 당시 미국 철강 산업은 큰 손실을 입고 있었다. 그렇지만 모든 사람들이 게임의 법칙-특히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을 따를 것이라는 암묵적 이해가 있었다. 그리고 미국은 궁극적으로는 그렇게 했다. 반대로 트럼프 행정부는 지금 (이익을 내고 있는) 자국 철강 분야를 보호하려 하고 있다. 그리고 트럼프 행정부는 WTO에 거의 무신경하다.
트럼프 행정부는 자신들의 관세가 국가 안보를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WTO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와 관련한 조항이 적용된 경우는 매우 드물긴 하지만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가 법적으로 정당화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문제가 하나 있다. 만약 그 관세가 정말로 국가 안보에 관한 것이라면 캐나다, 멕시코, 일본, 유럽처럼 밀접한 동맹국들로부터 수입되는 제품에 부과되어야만 한다. 좀더 복잡한 문제는 이른바 환적이라고 불리는 것이다. 철강이라는 것은 비슷한 제품들이다. 예를 들어 (일정한 품질의) 평면 압연 철강은 원산지에 상관없이 거의 교환된다. 그래서 만약 미국이 특정 국가에만 관세를 부과한다면, 이들 국가의 철강 수출상들은 미국의 동맹국들에 제품을 보낼 수 있다. 이를 통해 그들은 미국에 수출을 확대할 수 있다.

이는 만약 미국이 동맹국들에 관세를 면제해준다면, 이들 동맹국의 미국 수출량이 치솟지 않을 것이란 확신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말로 미국은 현재 EU를 포함한 동맹국들에게 미국에 대한 철강 수출을 제한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문제는 WTO 규정은 이른바 자발적 수출 제한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점은 EU를 곤란하게 만들고 있다. EU는 만약 미국이 관세 부과를 밀어붙일 경우 이를 상쇄할 수 있는 조치를 위할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다. 하지만 WTO에서 미국이 국가 안보를 위해 철강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인정한다면 이러한 조치는 정당화될 수 없다. 또한, 유럽이 철강 수출에 대한 자발적 제한 요구를 수용한다해도 이것 역시 WTO에 위반될 수 있다.

EU의 관점에서 보면 마음이 끌리는 쪽은 자발적 수출 제한이다. 이는 1980년대에 EU 스스로 동아시아 국가들에 광범위하게 사용하던 방법이다. 수출국가의 입장에서도 관세의 매력적인 대안이기도 하다.

관세는 수입 국가에게 추가 수익을 안겨줄 수 있다.수익의 규모는 수입량이 얼마나 감소할지에 달려있다. 예를 들어 미국이 철강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수입량은 2017년의 절반치인 150억달러 감소하고, 미국은 연간 37억5000만 달러의 추가 매출을 올릴 수 있다. 미국 철강 수입 측면에서 보면 주요 제품에 대한 일련의 자발적 수출 협정에 의해서도 동일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해외 생산업자 역시 추가 매출을 얻을 수 있다. 미국의 철강 소비자들이 외국 철강 생산자들을 사실상 보조해주는 셈이다.

미국과 달리, EU는 천천히 움직이는 기구이기 때문에 합의에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EU의 입장에서 트럼프의 요구에 동의하는 경제적 논리는 트럼프에게 명백한 승리를 안겨주는 것처럼 보이기에 충분하다. 유럽 철강 생산자들의 이득은 WTO에 자발적 수출 제한을 방어하기 위한 변호사 비용보다 많아야한다.ⓒProject Syndic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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