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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고용시장 변화와 퇴직연금의 올바른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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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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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시장이 많이 변하고 있다. 임금피크제가 본격적으로 실시되고 있고 임금상승률도 하락하고 있다. 연봉제를 많이 채택하면서 임금이 나이가 든다고 마냥 올라 가는 구조도 아니다. 이러한 변화는 퇴직연금에서 DB(확정급여형)나 DC(확정기여형)를 선택할 때 영향을 준다. 예를 들어, 임금피크를 적용 받는 근로자는 DB는 중간정산하고 DC로 새로 가입하는 게 낫다. 고용시장에서 일시적이 아닌 구조적인 변화가 있을 경우 퇴직연금 선택에도 심대한 영향을 주게 된다. 고용시장 변화의 내용과 퇴직연금의 올바른 선택 방법을 알아본다.

첫째, 저성장과 함께 임금상승률이 낮아지고 임금상승 정도는 양극화된다. 우리나라 기업의 협약임금인상률은 2000년 7.6%에서 2010년 4.8%, 2017년 3.6%로 점점 하락하고 있다. 또한 기업에 따라 임금상승률이 다른 양상을 보인다. KOSPI 200 기업의 경우 2015년 현재 임금상승률이 가장 높은 5분위(상위 20%)에 속하는 기업은 6.4% 상승률을 보인데 반해 1분위(하위 20%)에 속한 기업은 2.3% 상승에 그쳤다. 시계열로 보면 1분위에 속한 기업들의 임금상승률이 더 빨리 떨어지면서 양극화 되는 모습을 보인다.
임금상승률이 낮은 기업의 근로자가 DB를 선택하면 불리하다. DC는 적립금의 자산운용수익률에 연금 수령액이 좌우되는 반면, DB는 임금상승률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연봉 6천만원의 사람이 10년 동안 임금이 그대로라면 퇴직시 DB 퇴직연금은 5천만원이 된다. 만일 이 사람이 DC에 가입해서 운용수익률이 5%였다면 퇴직시 받는 금액은 6,300만원이 된다. 이처럼, 임금상승률이 낮고 앞으로도 낮아질 기업의 근로자는 DC를 선택해서 자신의 퇴직연금 운명을 기업이 아닌 금융시장에 맡겨 두는 게 낫다.

둘째, 나이 들면 자동 승진되고 임금도 따라 올라 가는 구조가 바뀌고 직장내 경쟁이 심해진다. 우리나라 기업 중 호봉제를 기본 임금체계로 채택한 비중은 2009년 72%에서 2015년 65%로 떨어졌다. 또한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일정 나이 이상이 되면 오히려 임금이 감소하는 경우가 많다. 2016년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기업은 300인 이상 사업장의 47%에 달한다. 이는 2015년 27%에 비해 20%포인트 가량 높아진 것이다. 대기업 절반이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셈이다. 퇴직 직전의 연봉을 기준으로 퇴직연금을 계산하는 DB에서는 퇴직 직전에 임금이 감소하는 환경이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그뿐 아니다. 직급이 파괴되고 성과급의 비중이 높아지면 향후 나의 퇴직전 연봉이 어떻게 될지 가늠하기 힘들다. 퇴직전 연봉이 불확실하면 퇴직전 3개월 평균임금이 퇴직연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DB의 경우 퇴직할 때 연금액이 얼마 될지도 불확실하다. 직장에서 경쟁력이 강한 사람은 시간이 갈수록 더 많은 연봉을 받을 가능성이 크므로 DB를 택하면 유리할 수 있다. 하지만 뛰어난 실력을 지속적으로 발휘한다는 보장도 없다. 세상은 운도 많이 작용하는 법이다. 이런 불확실한 환경에서는 DB보다 DC가 낫다. DC를 선택하면 직장의 경쟁구조와 고용시장 구조변화에 자신의 퇴직연금이 영향을 덜 받기 때문이다.
DB는 임금상승률이 높고 임금상승률의 변동이 작으면 좋다. 그래서 우량 대기업에서 많이 채택한다. 혹은 직장에서 자신의 경쟁력이 동료보다 뛰어날 때도 좋다. 한 마디로 우량 기업에 근무하거나 우량한 경쟁력을 가진 근로자에게 좋다. 반면에 DC는 퇴직연금 수익률이 임금상승률이나 직장내에서 경쟁력과 관계 없이 적립금 자산운용 수익률에 의해 결정된다. 따라서 DC는 임금상승률이 낮거나 향후 임금상승률이 불확실한 경우에 좋다. 물론 자산운용도 잘 해야 한다.

DB의 수익은 기업의 수익과 기업 내에서의 자신의 경쟁력에 연계되어 있는 반면, DC는 이 모두와 독립되어 금융시장의 자산운용수익률에 연결되어 있다. 고용시장은 앞으로 변화가 계속될 것이다. 특히 네트워크 경제가 되면서 이전과 같은 고용 형태를 벗어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맞게 퇴직연금을 잘 선택하고 있는지 한 번 살펴보자. 좋은 성과를 낳으려면 먼저 선택을 바로 해야 한다.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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