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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TA글로벌리포트] 미국 신호등을 주시하라

최종수정 2018.01.19 11:05 기사입력 2018.01.19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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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민 한국무역협회 뉴욕지부장

장석민 한국무역협회 뉴욕지부장

2018년 새해가 밝은지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았는데 한미간 통상이 뜨거운 이슈다. 지난 5일부터 시작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과 함께 한국산 철강ㆍ금속, 섬유제품 등에 대한 반덤핑 조사와 판정, 세탁기와 태양전지 세이프가드 적용 등 미국의 통상압박 강도가 더해지면서 올해 양국 교역에 적색등이 켜지고 있다.

필자가 뉴욕에서 만나는 우리 기업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도널트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압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에서 들여오는 제품을 사전 통관하는 등 단기 처방으로 대처하고 있지만 결국에는 제3국이나 미국으로 생산기지를 옮기는 등 미국 정부의 바뀐 통상기조에 대응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중소 수출기업들은 여기에서 한발 벗어나 있다는 사실이다. 지금까지 미국의 반덤핑이나 세이프가드 조치는 태양광 등 일부 제품을 제외하면 대기업들이 주된 표적이 되고 있으며 중소기업 제품은 해당사항이 적거나 또는 없다고 할 수 있다.

눈여겨 볼 것은 트럼프 행정부의 고강도 통상압력과 함께 미국 경제가 유래 없는 호황을 맞을 것이란 점이다. 올해 미국 경제는 완전고용 수준인 4% 초반대의 낮은 실업률을 기록하면서 작년에 이어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더욱이 트럼프는 지난 연말 법인세율을 기존의 35%에서 21%로 인하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대대적인 세제 개혁을 단행했다. 일부에서는 부자나 대기업만을 위한 세제 개혁이라고 하지만 미국 내 기업들의 세후이익 증대와 투자 확대, 주가 상승 및 부동산 시장 활성화 등 미국 경제와 소비가 크게 진작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것이란 예측이 우세하다. 특히 우리 중소 수출기업 입장에서는 경기 호조세와 함께 달러 가치의 계속된 상승으로 미국시장 진출의 호기가 찾아오고 있다.

우리 기업들이 미국의 통상압력에 대응하면서 미국시장 진출을 확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다. 필자는 반덤핑 제소를 당한 기업 관계자로부터 "미국에서 제품 경쟁력이 월등하기 때문에 덤핑관세의 일부를 부담하더라도 한국 제품을 사용하겠다는 거래선이 상당수"라는 말을 들은 적 있다. 경쟁력이 뛰어나면 통상환경 변화에 따른 시장의 급격한 충격도 어느 정도 견뎌낼 수 있다는 의미다. 단순히 품질에 국한하지 말고 제품 디자인, 패키지 등은 물론 한류와 같은 감성과 문화 코드를 덧입혀 문화 경쟁력을 높이려는 노력도 펼쳐야 한다.

우리 제품의 정확한 포지셔닝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미국은 국내총생산(GDP) 세계 1위(19조4000억달러), 인구 세계 3위(약 3억3000만명), 국토면적 세계 3위의 거대 시장이면서도 전 세계의 다양한 민족과 인종이 모여 있는 나라다. 지역별로 기후와 문화도 다르고 주 별로 법과 규정도 상이하다. 기업 입장에서 볼 때 공략해야 할 시장의 폭과 깊이가 만만치 않다는 뜻이다. 결국 미국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주요 구매 고객층을 세밀하게 분석해 우리 제품을 정확하게 포지셔닝하는 과정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미국 경제와 정부정책은 신호등에 비유할 수 있다. 몇몇 기업들에게 지금 신호등 색깔은 강화된 보호무역주의로 적색이 켜진 것처럼 보일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미국시장에서 발을 뺄 것이 아니라 경쟁력 제고, 생산 및 유통채널 다변화, 마케팅 방법 개선 등 적극적인 대응을 통해 신호등이 초록색으로 바뀔 때를 대비해야 한다. 반면 지금 신호등에 초록색이 켜졌다고 느끼는 기업은 갑자기 끼어드는 경쟁자는 없는지, 환율이나 유가 급변동 같은 장애물은 없는지 면밀히 검토하면서 시장 공략을 향한 액셀러레이터를 더욱 세게 밟아야 할 것이다.

장석민 한국무역협회 뉴욕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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