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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시선]국회는 특검을 90일 연장해야

최종수정 2017.02.09 04:04 기사입력 2017.02.08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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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학 서울대 행정연구소 특별연구원

김환학 서울대 행정연구소 특별연구원

박-최 국정농단은 이대생들이 정유라를 파면서 시작됐다고도 볼 수 있다. 시중에서는 고구마 캐다가 무녕왕릉을 발견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 비리를 줄줄이 걷어 올려보니 왕릉 정도가 아니다. 타락한 도시 폼페이 유적에 비유할만한 규모다. 특검, 일 잘한다.

국회에서는 조윤선이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알았는지 밝히기도 그리 어려웠다. 허나 특검에 불려가니 블랙리스트 작성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이 바로 밝혀졌다. 미얀마 대사는 특검에 들어가기 전에는 사람 잘못 본 것이라 했다. 특검에 들어가자마자 최순실 낙하산이라는 것을 자백했다.

문제는 시간이다. 특검은 2월말까지로 정해져있다. 대규모의 사건이다. 이를 마무리하기에 시간이 부족하다. 무난하게 진행하면 미진하게 끝나기 십상이다. 촉박하다보면 무리한 수사를 할 수도 있다. 피의자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국민에게도 불만일 상황이 눈앞에 보인다. 그래서 박주민의원의 50일 연장안은 환영할 일이다. 시켜봐서 잘하면, 특검이고 특경이고 계속 일할 수 있어야 한다. 공수처 조직에 활용할 가능성도 보아야 한다. 하지만 50일로는 부족하다. 50일 연장은 탄핵결정 이후 대선 이전에 특검이 해체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회는 특검을 90일 연장해야 한다.

반론이 있을 수 있다. 검찰 즉 일반검찰이 수사와 공소유지를 해야지, 계속 특별검찰이 해야 하느냐. 물론 일반검찰이 하면 좋다. 하지만 우리는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검찰청 창문 너머로 왼쪽에 팔짱끼고 수사받는 우병우, 오른쪽에 부동자세의 검사 둘이 찍힌 사진을. 압수과정을 보도하는 사진에 플라스틱 상자의 바닥이 투명하게 비쳐, 실망스럽게도 빈 상자로 ‘쇼’를 한 것을. 특별검찰에 대한 반론보다 검찰개혁이 먼저다.
검찰개혁이 없으면 수시로 특검이 발동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검찰개혁을 하려면 다음 정권까지 기다려야 한다.

유력 대선주자마다 검찰개혁을 말한다. 과연 다음 정권에 가서 검찰에 손을 댈 수 있을까? 살펴보자. 대선이 끝나면 인수과정의 워밍업도 없다. 바로 대통령의 직무가 시작된다. 그런데 검찰은 대선기간동안 원래부터 선거관리만 한다. 대형사건 수사를 하지 않는다. 새로운 정권은 묵은 사건해결에 검찰이 필요하다. 일을 시키려면 검찰개혁으로 흔들 수가 없다. 더구나 특검이 하던, 지난 정권을 정리하는 마무리수사까지 해야 한다. 현실감각을 갖고 생각해보자. 대통령이 직접 전 정권의 사법처리에 손을 대는 것은 정치적 부담이 매우 크다. 누가 당선되더라도 여소야대다. 정치적 기반이 약하다. 검찰개혁을 어떻게 할 수 있겠는가.

그런데 다음 대선까지 특검이 유지된다고 상정해보자. 전제는 특검법 개정이다. 특검법 개정은 구정권의 사법처리까지 특검에 맡기기로 정치적 합의를 한 것이다. 특검이 있어 대통령은 정치적 부담을 덜 수 있다. 검찰개혁의 여력까지 확보한다.

이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얻는 것이 또 있다. 공명선거. 특검은 검찰처럼 말랑말랑하게 대기업을 다루지 않는다. 대선기간 특검에 드나들면서 정치권에 자금을 대줄 엄두를 내지는 못할 것이다. 특검이 눈뜨고 있으면, 받은 돈이 저쪽의 십분의 일을 넘었느니 마느니 따질 것이 없다. 돈다발을 사과상자로 옮길까 차떼기를 할까 고민할 필요도 없다. 권력과 재벌의 유착이 끊어지는 계기이다. 재벌에게서 받은 대선자금이 정권실패의 출발점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대선자금에 발목 잡히지 않는 정권, 이것이 재벌개혁의 단초이다.

정치인들은 한때 재벌개혁과 검찰개혁을 입에 달고 다녔다. 지금 대선정국에서는 오히려 개혁의 목소리가 줄어들었다. 그래서다. 베테랑이 모여 잘 작동하는 특검이 있다. 이를 매개로 재벌개혁, 검찰개혁을 진지하게 생각하기 바란다. 의지도, 신뢰도 없는 대통령은 더 이상 싫다.

김환학 서울대 행정연구소 특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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