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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뉴스룸]세종청사 '메뚜기족'을 아십니까

최종수정 2013.12.20 09:45 기사입력 2013.12.20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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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대학시절 도서관 메뚜기가 생각나더군요. 요즈음 제가 꼭 그런 신세가 됐습니다."

세종청사에 '메뚜기족'이 나타났다. 지난 13일부터 세종청사로 2단계 이전을 하고 있는 부처 공무원들의 집구하기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대학시절 시험기간이 돌아오면 도서관에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새벽 일찍부터 도서관 자리는 가득 찬다. 자리를 잡지 못한 이들은 잠깐 주인이 자리를 비운 좌석에 앉아 공부하다가 주인이 돌아오면 다른 곳으로 옮겼다. 이를 두고 '메뚜기족'이라 불렀다.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자리를 바꾸는 애처로운 모습을 표현한 말이다.

최근 문화부 직원 A씨는 마땅한 집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분양은 받았는데 입주가 2015년이다. A씨는 "당분간 출퇴근할 수밖에 없다"며 "늦게 일이 끝나는 경우 잘 곳이 있어야 하는데 고민"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 연말 청사 근처 신규아파트에 입주하는 동료에게 방 한 칸을 내줄 수 있냐는 부탁을 해 놓은 상태다. 출퇴근하던 국무조정실의 한 직원은 최근 4동 기획재정부 앞 공무원연금공단 임대아파트에 집을 마련했다. 아파트 한 채를 통째로 빌린 게 아니라 방 한 칸을 빌렸다. 주거 상황이 열악하다 보니 방별로 임대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2단계 이전 공무원(산하기관 등) 5689명 중 자가 주택을 분양받아 올해 말 입주하는 인원은 1322명(23.2%)에 불과하다. 이전 초기 출퇴근 예상인원은 2500명(44%)이다. 당장 2000여명에 이르는 공무원에 대한 주거대책이 필요한 셈이다. 세종청사 근처에 있는 아파트의 경우 최근 월세 가격이 조금씩 오르고 있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다 보니 당연한 일이다.

행복청의 한 관계자는 "세종청사 근처 432개에 이르는 중개업소에 대한 합동단속을 실시하고 있다"며 "불법 전매, 다운계약서 작성에 대한 단속과 전월세 상승지역을 중심으로 점검활동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행복청은 "전월세 가격은 2단계 이전이 마무리되고 주택 공급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내년 상반기를 정점으로 점차 안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열악한 주거 상황에서 하루는 서울에서, 하루는 세종청사 근처 동료의 집에서, 그것도 여의치 않을 때는 단기 숙소에 머무는 '메뚜기족' 공무원의 애환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세종=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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