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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명 칼럼]동북아 3국 '3色 노믹스'

최종수정 2013.07.29 11:15 기사입력 2013.07.29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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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명 논설위원

이주명 논설위원

동북아시아 3국이 동시에 경제 패러다임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일본의 아베노믹스, 중국의 리코노믹스, 한국의 근혜노믹스가 그것이다. 셋 다 새로 집권한 정부의 경제정책으로, 가동된 지 얼마 안 됐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주도하는 아베노믹스와 리커창 중국 총리가 주도하는 리코노믹스는 경로와 목표가 분명한 편이다. 아베노믹스는 공격적인 금융완화, 대규모 재정확대, 성장촉진 등 이른바 '3개의 화살' 정책을 통해 디플레이션 탈출을 도모하는 것이다. 반면에 리코노믹스는 경기부양 중단, 부채 감축, 구조조정을 통해 거품을 제거하고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기반을 재구축하는 것이다.

이에 비해 근혜노믹스는 다소 모호하다. 목표는 '국민행복'이라는데 너무 추상적이고, 경로는 '경제민주화' '복지확대' '고용 있는 성장' '창조경제' 등인 것 같은데 오락가락한다. '경제민주화'는 박근혜 대통령 자신이 벌써 '마무리 단계'라고 했고, '복지확대'는 그 상징이던 기초연금이 반토막으로 축소되면서 힘이 빠졌다. 이와 달리 '고용 있는 성장'과 '창조경제'는 아직은 힘이 있다.

'고용 있는 성장'의 수치목표인 '2017년 고용률 70% 달성'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이 '불가능하다'고 고개를 흔든다. 그럼에도 정부는 '자신 있다'며 로드맵도 만들어 내놓고, 누구나 그 진도를 알 수 있도록 온라인 현황판(www.고용률70.go.kr)까지 만들겠다고 한다. '창조경제'에 대해서도 '성과를 내려면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우려가 무색할 정도로 적극적이다. 창조경제의 성과 중 70%는 현 정부 임기 안에 나타날 테니 두고 보라고 한다.

그러나 어쨌든 근혜노믹스의 효과는 아직은 조금도 나타나지 않아 맛도 간도 볼 수 없다. 그래선지 해외 언론들도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사실 근혜노믹스는 국내에서 우리끼리 지어내 쓰는 말이다. 서구 주요 언론들이 자주 사용하는 아베노믹스, 리코노믹스와 다르다. 아베노믹스는 지난 연말 이후 불과 몇 달 만에 일본경제의 성장률을 눈에 띄게 끌어올려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다. 리코노믹스는 최근 중국의 성장률 하향세가 두드러졌어도 경기부양책을 단호히 배격한 중국 정부의 태도로 시장에 깊은 인상을 주었다.
그렇다고 아베노믹스와 리코노믹스는 성공하고 근혜노믹스는 실패하리라는 말은 결코 아니다. 셋 다 성공과 실패 양쪽의 가능성을 동시에 갖고 있다. 셋 다 성공한다면 동북아시아 경제 전체가 질적으로 한 단계 높은 궤도에 올라 상생적 발전을 하게 되리라고 상상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아베노믹스는 거품만 키우다가 재정위기의 덫에 빠질 수 있고, 리코노믹스는 경기하강의 속도 조절에 차질을 빚어 경착륙 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 적절한 시기에 충분한 구조개혁을 해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경제의 부실하거나 부패한 부위를 도려내려고 하는데 그 부위에 밥그릇 등 이권을 걸어 놓은 집단이 있다면 저항하기 마련이다. 구조개혁이 쉽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근혜노믹스도 마찬가지다. 성공하려면 기존의 한국경제 성장구조에 순치된 기득이권 집단의 저항에 물러서지 말고 맞설 각오를 해야 한다. 그러지 못하고서는 다행히 경제환경도 받쳐 주어 고용률 70%를 숫자상 달성한다 하더라도 그것이 오래가지는 못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1차로 그런 저항에 부닥친 경제민주화 방면에서 벌써부터 백스텝을 밟는 모습은 실망스러운 감이 있다.

근혜노믹스의 벤치마크인 독일과 네덜란드의 사례에서 사회적 합의 부분을 도외시하고 기술적 정책수단들만 흉내 내서는 성공의 전망이 희박하다. 그런데 사회적 합의에도 기득이권 집단의 희생과 양보가 선결조건이다.

이주명 논설위원 cm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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