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보이밴드 더이스트라이트와 소속사 직원의 폭언ㆍ폭행에 대한 폭로가 불거지면서 대중문화계 고질적인 인권침해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갈수록 연예계 데뷔연령이 낮아지면서 경험이 적은 청소년이나 아동까지 연예기획사의 연습생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늘었는데 일각에선 여전히 인권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이나 수익배분을 둘러싼 분쟁 등 불공정계약문제가 수시로 불거지고 있다.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가 가수ㆍ연기자에 대해 표준전속계약서를 따로 만들어 내년부터 적용키로 했지만 기존 계약서와 비교해 크게 달라진 부분이 없어 실효성을 낼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문체부가 예고한 표준전속계약서 조항을 살펴보면 앞서 2009년 공정거래위원회가 마련해 현재까지 적용중인 표준계약서와 기본 조항 구성이나 내용이 거의 같다. 가수나 연기자가 해당 소속사 대표나 직원에게 성폭력ㆍ성추행 등 성범죄를 당해 법원판결이 나왔을 때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거나, 외부에서 생긴 수입을 나눌 때 45일(최장 90일) 이내로 기간을 명시한 것 외에는 대부분 자구를 수정한 정도다.
표준전속계약서는 일종의 권고사항일 뿐 의무사항은 아니다. 그러나 업계 전반의 기준이 된다는 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업계에 따르면 표준전속계약서 가운데 일부라도 차용해 계약서를 쓰는 곳이 90%를 넘는다. 대중가수 계약기간이 암묵적으로 7년으로 정해진 것도 해당 규정 3조 2항에서 7년이라고 명시돼 있는 영향이 크다. 그간 법조계나 학계에선 표준계약서 내용 가운데 계약해지권을 제한하는 등 연예인에게 불리한 내용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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