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남북이 2032년 하계 올림픽을 공동 개최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헤라클레스의 도전(herculean challenge)에 버금가는 어려운 일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북한의 열악한 경제 상황, 교통 등 인프라 시설 부재, 국제수준에 못 미치는 숙박, 열악한 인권 실태로 인해 올림픽 유치가 첩첩산중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WSJ는 한국과 북한이 수년간에 걸쳐 함께 준비하겠지만, 실질적으로 한국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등을 설득하는 숙제를 안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남북이 공동으로 올림픽을 개최하는 것이 가지는 의미와 장점을 설득하는 역할은 궁극적으로 한국의 몫이라는 것이다.
부담을 줄이는 방법은 다른 올림픽 개최와 마찬가지로 기업들의 후원을 받는 길뿐이다. 남북 역시 공동으로 올림픽을 개최하려면 삼성그룹, 비자카드, 맥도날드 등 다국적 기업들의 후원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여기서 대북 제재가 복병이 될 수 있다. 현재 북한이 받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따르면, 기업들은 북한에 투자할 수 없다. WSJ는 2032년 올림픽 개최 장소가 결정되는 2025년까지 대북 제재가 유지될 경우, 유엔안보리와 미국의 제재 유예조치가 있어야 다국적 기업들의 후원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이전에 기업들의 올림픽을 후원할 수 있을 정도로 대북 제재가 완화되던지, 국제사회로부터 올림픽 후원에 한해 제재 예외를 인정받아야 한다.
북한의 인권 문제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 등은 그동안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아왔다. 종교의 자유가 제약되는 부분 역시 국제사회의 지지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특히 체제 선전의 수단으로 올림픽이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도 피할 수 없다. 1936년 독일 베를린 올림픽이 그 대표적 사례다. 독일 나치는 올림픽을 체제 선전의 장으로 활용한 바 있다.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설득이 필요한 대목이다.
WSJ는 남북 올림픽 개최의 궁극적 관건은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될 것으로 봤다. 대북 제재 완화, 북한의 경제 개방, 북한의 올림픽 개최 등은 모두 비핵화 협상 결과에 따라 달려 있다는 것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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