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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화의 Aging스토리]①'시니어 코하우징' 살만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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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코펜하겐의 시니어 코하우징에서 생활하는 노인들의 모습.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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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고령화에 따른 사회적 문제 해결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모든 나라의 공통된 숙제입니다.
특히 노인들이 안락하게 노후를 보낼 수 있는, 노인들이 만족할 수 있는 주거환경을 마련하는 것은 어려운 숙제입니다.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의 난제에 부딪혔던 유럽의 여러 나라들은 노인들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어떤 대책을 마련했을까요? 혼자 살거나 외로운 노인들이 함께 모여 살 수 있도록 주거단지를 건설하기도 했습니다.

한 때 고령화시대 노인들을 위한 대표적인 주거공간으로 주목받았던 '시니어 코하우징(Senior Co-housing)'도 그런 주거단지 중 하나입니다. 시니어 코하우징은 기대 수명이 다른 나라들에 비해 길고, 고령인구도 상대적으로 많은 북유럽 국가 중심으로 개발된 주거모델이었습니다. 노인들이 혈연에 의지하지 않고 이웃과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가는 거주 형태로, 일반주택이나 아파트와 달리 코하우징에는 거주자 전원이 함께 사용하는 공유 공간이 있습니다.

이 곳에 거주자들이 모여 함께 식사나 회의를 하고, 늦은 시간까지 함께 술도 마시면서 즐깁니다. 그러나 각자 주거하는 공간에 침실과 화장실, 조리대가 있어서 프라이버시를 보호받을 수 있지요. 입주자의 개인 공간을 확보하고, 공동 공간도 이용한다는 점에서 '셰어하우스'와 같은 개념으로 볼 수 있습니다.
보통 30가구 안팎의 입주자들이 마을이나 연립주택의 모여 살며, 각자 라이프 스타일에 맞게 주택과 공용 공간을 설계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개인의 프라이버시는 보호되면서 공동생활을 함께 영위할 수 있는 장점 때문에 한때 노인들에게 각광받기도 했습니다.

대표적인 시니어 코하우징이 '미드고즈그룹펜 코하우징'입니다. 미드고즈그룹펜 코하우징은 최초의 시니어 코하우징으로 1980년대 초 덴마크 코펜하겐에 사는 중년층 몇 사람이 모여서 시작한 연구모임에서 유래됐습니다. 모든 노인이 대면하게 되는 고립감과 외로움을 피하고 나이가 들더라도 인간적인 존엄성을 유지하면서 살기를 희망한 그들은 지방정부와 주택조합 등을 설득해 1897년 코펜하겐 뫼른너파켄의 공용 임대주택단지에 주거단지를 마련합니다.

코펜하겐의 공영 주택회사 라이예보에서 지은 560채의 아파트 중 5층 아파트단지 4개 열을 개조해 만들었는데, 준공한 그 해 6월 입주해 지금은 65~90세의 20여명이 살고 있습니다. 대부분 1인가구입니다. 자기 집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1층에 공동 거실, 식당, 회의실, 부엌, 창고가 있는 코먼하우스를 반드시 거쳐야 해서 서로 자주 만날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문제는 75세 이상의 노인들의 경우 누군가의 보살핌 없이 살아가기는 힘들다는데 있습니다. 그래서 시니어 코하우징은 '75세 이하'의 건강한 노인들에게는 적합한 주거지라 할 수 있지만 75세 이상의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에게는 적합하지 않은 주거지일 수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요즘은 자녀가 늙은 부모를 모시려고 하지도 않지만, 은퇴한 부모도 다 큰 자녀와 함께 사는 것이 달갑지 않습니다. 아무리 가까운 부모자식 간이라도 프라이버시는 지키고 싶고, 거동이 불편한 부모를 자녀들이라고 해서 기꺼운 마음으로 돌보면서 함께 살고자 하지는 않습니다.

하물며, 남이라면? 가족도 보살피기 힘들어 피하는 마당에 남이 보살피면서 함께 살아 줄까요? 요즘은 시니어 코하우징보다 내가 살던 집에서 돌봄 서비스를 받는 것을 선호하는 노인들이 많습니다. 요양시설 대신 가정과 지역에서 환자를 돌볼 수 있는 서비스가 강화되고 있는 것도 이런 영향 때문입니다. '②내집에서 살다 죽 싶다고?' 편에서 보다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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