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서울시가 최근 강남 재건축 조합에 스카이브리지와 관련된 특화설계의 삭제나 축소를 주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고급화 설계 바람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도시경관상 위압감을 주는데다 고급화 설계가 분양가에 반영돼 중장기적으로는 강남 집값이 더 부풀려진다는 분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스카이브리지는 아파트 전면부 2~3개동의 상층부를 연결한 구조로 통상 주민들이 사용할 수 있는 피트니스센터나 휴게실 등이 들어선다. 신반포1차를 재건축한 '아크로리버 파크', 서초 삼호를 재건축한 '서초 푸르지오 써밋'에 실제 적용됐다. 여기에 지난해 시공사를 선정했던 '반포주공1단지 1ㆍ2ㆍ4주구', '미성ㆍ크로바', '한신4지구' 등에도 스카이브리지 도입이 계획돼 이제는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에서 반드시 갖춰야 하는 프리미엄 요소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서울시는 신반포15차의 스카이브리지를 '도시경관상 위압감을 주는 설계'로 분류했다. 인근 주거단지에 위압감을 주고 도시경관상 어울리지 않는다는 설명으로 105동과 106동 상부에 연결해 설치하려던 외부 구조물도 삭제할 것을 권했다.
고급화 설계가 집값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내부에서도 정비사업 과정에서 소요되는 모든 비용이 분양가나 인근 시세 등 집값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시공사간 경쟁에서 사용되는 마케팅 비용이나 해외 설계사와의 합작을 위해 쓰인 비용 모두 결국 조합원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신반포15차만하더라도 세계적인 디자인그룹 SMDP에 설계를 맡기는 데 수백억원이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설계안 심의를 기다리는 나머지 재건축 단지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사업비만 10조원이 넘는 반포주공1단지(1ㆍ2ㆍ4주구)의 경우 서울시 심의를 받기 이전부터 이미 스카이브리지 설계에 대한 위법 여부가 논의되고 있다. 반포주공1단지에 계획된 스카이브리지가 도시계획도로 위에 설계돼 인허가를 받을 수 없다는 주장에서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서울시가 차별화된 설계 도입을 유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비사업 전체에 규제로 적용되지는 않겠지만 스카이브리지를 위화감의 대상으로 판단한 만큼 재건축 단지들의 설계 작업에는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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