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차 나눠 발표하는 탓에 '공급효과' 내성만 생길수도
공급 물량 미미…9·13 이후 집 값도 여전히 상승세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김유리 기자] 정부가 내년 상반기까지 신규택지 개발을 통해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 약 30만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나섰지만, 전문가들은 벌써부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서울 및 서울 접근성이 높은 유효부지 공급이 적은 데다 2ㆍ3차 물량에 대해선 또다시 선언적 예고에 그쳐 가격 안정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특히 여러 차례에 걸쳐 택지와 규모를 발표하는 것 자체가 공급 효과를 반감시키고, 오히려 내성만 생기게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날 정부는 서울과 1기 신도시 사이에 330만㎡(100만평) 이상 대규모 택지 4∼5개소에 3기 신도시를 조성한다는 계획도 이날 공개했다. 이 가운데 1~2개소는 연내 2차 발표를 통해 공개하고 나머지는 내년 상반기까지 확정해 3차로 공개할 계획이다. 2, 3차 발표에 포함될 서울 내 공급 규모는 '2만가구+α' 수준이다. 결국 1~3차에 걸친 공급 계획으로 서울 시내에서 '3만가구+α'가 공급되는 것이다. 주택 공급은 2021년부터 시작된다.
그러나 이번 공급 발표의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신규택지로 확보한 1차 17곳, 3만5000가구는 성동구치소와 재건마을 등 매력적인 입지가 포함돼 있으나 그 총량이 적고 선 공개된 물량도 일부는 비공개여서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비교적 파괴력이 기대되는 서울과 1기 신도시 사이 20만가구 규모 100만평 이상 대규모 택지 공급(4~5개소)은 일부 연내 발표하겠다는 예고제에 그쳐 신비주의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할 듯 싶다"고 지적했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역시 "서울과 서울 강남권에 20~3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유효부지의 공급이 필수적인데 이들 물량이 적은 편이어서 이번 발표에 따른 공급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특히 서울 내 3만가구 규모를 계획하고 있는데 서울 330만~340만가구 대비 미미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9ㆍ13 대책 이후 서울 집값 상승폭이 줄어들긴 했으나 0.2%는 여전히 강한 상승세"라며 "그간 폭등 피로감 등으로 기세가 꺾일 것일 뿐 상승은 이어지고 있으며 당분간 이런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러 차례에 나눠 택지를 노출시키면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바라는 정부의 당초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워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일부 지역은 지자체와의 이견으로 확정을 짓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오히려 시장의 불안심리를 키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남수 신한은행 도곡PWM 팀장은 "정부가 공급계획과 관련돼 (지자체와의) 합의를 마무리하고 발표했어야 시장에 효과적으로 충격파를 줄 수 있다"면서 "공급 지역이나 규모도 예상범위 내(內)고, 사람들이 원하는 지역보다는 외곽 얘기가 많다"고 주장했다. 특히 "2차, 3차로 나눠 발표하면 (공급발표) 효과가 많이 반감된다"면서 "오히려 더 내성이 생길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과거에는 중앙정부의 계획에 대해 지자체의 반발이 없었지만, 현재는 서울시 뿐 아니라 경기도에서도 반발이 심하다"면서 "지자체의 협조를 받기 어려워 당초 정부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고, 불협화음이 있으면 시장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심리를 꺾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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