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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손학규 '240석·10%', 숫자의 늪에 빠진 정치베테랑

최종수정 2019.04.21 16:00 기사입력 2019.04.2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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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목표 수치화, 다른 정당 역공의 빌미…정당 지지율 10% 언급, 가치 판단 기준 자초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당 대표가 마지막 공직이라 여러 번 말씀 드렸는데 내년 총선까지만 승리하면 충분히 재집권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115석에 125석을 합치면 240석이다. 240석을 목표로 해서 내년 총선을 준비하도록 하겠다."


지난 17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원외지역위원장 총회에서 발언한 내용이 여당의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원외위원장 125명의 당선을 기원하는 덕담 차원의 얘기라지만 '총선 승리' 또는 '총선 압승'이라는 선언적인 구호가 아니라 구체적인 숫자를 언급한 게 논란의 불씨다.


이 대표가 덕담이라고 해명한다고 논란은 가라앉지 않는다. 내년 총선까지 기회가 있을 때마다 240석 얘기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야당 입장에서는 '여당의 오만'을 홍보할 훌륭한 소재이기 때문이다. 여당이 4·3 보궐선거를 통해 민심의 회초리를 맞았는데도 아직까지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는 프레임을 씌우기 안성맞춤이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국회에서 최근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국회에서 최근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실제로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이해찬 대표가 ‘240석을 목표로 총선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망상도 정도껏 해라"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대표는 정무 감각이 뛰어난 정치인이다. 여의도의 대표적인 책사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선거 분석이나 기획, 프레임 전쟁에서 남다른 능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그런 이 대표가 240석 발언으로 논란을 자초한 것과 관련해 여당 내에서도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대표와 함께 정치 베테랑으로 인정받는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마찬가지다. 손 대표는 해당행위 문제로 징계를 받은 이언주 의원의 10% 발언을 연상시키는 발언으로 관심을 모았다. 앞서 이 의원은 손 대표의 경남 창원·성산 지원 유세를 문제 삼으면서 "10%를 얻지 못한다면 즉각 물러나라"고 요구한 바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손 대표는 지난 15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추석 때까지 바른미래당의 모습과 역할이 구체화될 것이며 그때까지 당 지지율이 10%에 이르지 못하면 그만둘 것"이라고 밝혔다. 자신의 거취를 압박하는 당내 일부 세력에 대해 경고의 메시지와 함께 배수진을 친 발언이다.


하지만 손 대표의 의지보다는 10%라는 숫자가 더 각인됐다. 당 대표가 특정 지지율에 도달하지 못하면 자리에서 물러난다는 전제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있다. 당원 의사가 반영돼 뽑힌 당 대표가 여론조사 지지율을 근거로 거취를 결정하는 것은 정당 체제의 뿌리를 흔드는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손 대표의 10% 발언은 결과적으로 이 의원의 10% 발언 주목도를 다시 높여주는 계기가 됐다. 10%라는 얘기를 할 때부터 이 의원의 메시지가 다시 여론의 관심을 받는 상황을 만들었다는 얘기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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