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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②미래 생명, 정자·난자 없어도 된다?

최종수정 2019.04.18 15:47 기사입력 2019.04.1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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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②미래 생명, 정자·난자 없어도 된다?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엄마 없이도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인공자궁 기술은 초미숙아의 생존과 치료, 불임과 난임 부부 등에게는 희소식입니다. 그러나 인간 복제에 대한 논란, 건강한 아이가 탄생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문제는 인공자궁만이 아니라는데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난자와 정자가 아닌 피부세포로부터 아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시대가 올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이 이런 예상을 하는 것은 이유가 있습니다. 이미 예측 가능한 데이터가 쌓였기 때문입니다.


2011년 3월 일본 요코하마대 오가와 타케히코 박사가 실험용 생쥐를 이용해 수정이 가능한 성숙한 정자를 시험관에서 만드는데 성공한데 이어 2016년 2월 중국과학원 연구팀은 실험실에서 만든 인공 정자를 난자에 주입해 건강한 쥐새끼를 출산했습니다.


이 쥐 세포들은 꼬리가 없고, 헤엄을 칠 수 없는 발달되지 않은 정자 세포였습니다. 그렇지만 체외수정 기법 중 하나인 난자 세포질 내 정자 주입술을 써서 이 인공 정자를 쥐의 난자에 주입한 뒤 배아를 성공적으로 만들어낸 것입니다.


이렇게 어려운 과정을 거쳐 태어난 쥐였지만 무척 건강했습니다. 이 기술이 갖는 의미는 엄청납니다. 과학적으로 남성이 없이도, 혹은 남성에게 불임 가능성이 있더라도 여성들이 건강한 아기를 가질 수 있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연구팀은 "초기 단계 동물실험이지만 같은 결과가 인체에서도 발생할 경우 암 치료나 볼거리 같은 감염 질환에 의해 수태기능이 손상됐거나, 정자생성을 할 수 없게 만드는 결손이 있는 남성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2016년 9월 영국의 과학자들은 정상적인 난자 세포를 사용하지 않고도 성공적으로 쥐를 번식시켰다고 발표해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정자를 사용해 일종의 생육불능 배아를 수정시켰는데 이들이 마치 정상세포처럼 번식했다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특수 화학물질을 사용해 이를 배아로 발전시킨 뒤 대리모에게 심어 새로운 쥐를 탄생시켰다고 합니다.


이 연구결과가 갖는 의미는 상당히 충격적입니다. 각각 정자와 난자가 없이도 생식이 가능하다는 논리가 성립되지요. 이처럼 배양접시 안에서 정자와 난자를 만들어 수정시키는 것을 '시험관 배우자형성(IVG, In-Vitro Gametogenesis)'이라고 합니다. 이 기술은 시험관 아기를 뛰어넘는 또 다른 과학혁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임상실험을 거쳐 상용화까지는 갈 길이 아직 한참이지만, 미래 가족의 모습을 크게 바꿀 수 있는 혁명적인 기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뺨이나 팔에서 채취한 피부세포를 생식세포로 변환시킨 후 인공 정자와 인공 난자로 성장시킵니다. 성장한 정자와 난자를 수정시켜 배아가 만들어지면 이를 자궁 안에 이식해 출산하는 방식입니다. 이 경우 임신이 불가능한 부모들은 '생물학적 부모(biological parents)'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정자와 난자를 모두 부여한 단 한 명의 어머니나 아버지를 통해서 아기가 탄생할 수 있는 것이지요. 동성 커플의 경우 생물학적으로 둘 모두의 유전자를 가진 아기를 가질 수 있고, 남편과 사별한 여성이 죽은 남성의 빗에서 머리카락을 채취해 남편의 유전자를 가진 정상적인 부부와 동일한 아기를 낳을 수 있게 됩니다.


과학자들은 5년 이내에 성인 줄기세포를 활용해 난자를 구성하는 세포를 만들 수 있고, 10~20년 후면 IVG 시술이 보급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그 때는 전통적인 가족은 사라지고, 필요에 의해, 원하는 아기를 가질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체외 수정을 통한 시험관 아기뿐 아니라 인공 정자와 인공 난자도 배양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체외 수정을 통한 시험관 아기뿐 아니라 인공 정자와 인공 난자도 배양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그러나 인류가 유전자 편집기술이 첨가된 IVG 기술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의학적으로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된다고 하더라도 사회적인 파장은 엄청날 것입니다.


부모의 피부 세포를 통해 무제한의 배아를 생산할 수 있고, 부모가 아이의 특정 형질에 기반을 두고 배아를 디자인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맞춤형 아기가 탄생할 수 있다는 말이지요. 사회적인 합의와 대안 마련이 반드시 선행돼야 할 부분입니다.


지난 1978년 7월25일, 영국 올드햄 병원에서 2.6㎏의 건강한 여아가 태어났습니다. 체외 수정을 통해 태어난 최초의 시험관 아기였지요. 그 때부터 인간은 점점 신의 영역으로 나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격렬한 생명윤리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과학은 더 나아갔지만, 논쟁은 40년이 지난 지금까지 별다른 진척이 없습니다. 신은 인간의 도전을 어떻게 생각할까요? 신의 침묵은 긍정일까요? 부정일까요?


미래에 가족과 연애, 사랑의 의미는 지금과 사뭇 달라질 것이 분명합니다. 이제 논쟁에서도 진척을 보여야 할 시점입니다. 과학과 인문학이 함께 발전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지요. 인류의 미래를 위한 지혜들이 모아지길 기대합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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