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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의 빈부격차, 미디어까지 갈라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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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차가 교육·영어 구사력 차이로
저소득층, 영어 대신 현지어 방송 시청…고소득층, 해외 유료콘텐츠·SNS이용

[아시아경제 마닐라 강현석 객원기자] 스페인 식민 시절부터 이어진 필리핀의 빈부격차가 미디어마저 계층화하고 있다. 연간 6~7%의 빠른 경제성장세에도 불구하고 국가의 부(富)가 소수에 집중되다 보니 서민층의 삶의 질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실제로 필리핀의 팔마비율(Palma Ratio)은 2.2로 동아시아 내에서는 말레이시아(2.6)에 이어 두 번째로 빈부격차가 크다. 팔마비율이란 상위 10%의 국민총소득(GNI)을 하위 40%의 GNI로 나눈 값으로, 이 수치가 클수록 부의 상위 편중도가 높다는 의미다.

최근 이러한 빈부격차가 사회를 양분하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소득 차이는 교육의 차이로 이어졌고 교육의 차이는 영어 구사력의 차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필리핀은 '제한적' 영어권 국가이다. 필리핀 대부분의 국민들은 영어 소통이 가능하다. 그러나 교육 수준에 따른 구사력 차이는 크다. 즉 영어는 필리핀에서 계급 언어로서 작용 중인 것이다.
특히 언어의 차이는 미디어를 양분하는 결과를 가지고 오고 있다. 인터넷 비용을 감당할 수 없고 영어 구사력이 부족한 저소득층은 현지어로 진행되는 무료 TV와 라디오를 즐기는 반면, 인터넷 접근과 영어 구사력에 문제가 없는 고소득층은 영어권 국가의 무료ㆍ유료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다 보니 TV와 라디오 의존도가 낮아지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미디어 광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보험, 모바일 기기, 은행 서비스, 신용카드, 항공서비스 등 고가의 제품ㆍ서비스 광고는 TVㆍ라디오에서 이탈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유튜브나 신문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대신 TVㆍ라디오 등에서는 일회용 세제와 샴푸, 커피, 패스트푸드 등 저가ㆍ생필품 광고만 남는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더욱이 상대적으로 단가가 낮은 상품 광고는 방송사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져 TV 프로그램의 완성도마저 떨어뜨려 고소득층의 TV 시청률이 낮아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소수에 국부가 집중되는 경제 구조와 마찬가지로 미디어 역시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부익부 빈익빈이 심화하고 있는 셈이다.




마닐라 강현석 객원기자 k_paul1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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