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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값 10주 하락' 뒤엔 '역대급 거래절벽'…"1분기가 분기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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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값 10주 하락' 뒤엔 '역대급 거래절벽'…"1분기가 분기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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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서울 부동산 시장이 꽁꽁 얼었다. 부동산 가격이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10주 연속 하락하면서 이 같은 내림세가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대세 하락론’도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업계에서 지적하는 가장 큰 문제는 거래절벽이다. 지난해 9·13 대책을 시작으로 부동산 관련 대출을 비롯한 각종 규제책이 쏟아진 데다 보유세·공시지가 관련 불확실성이 주는 공포감, 금리인상 부담과 경기둔화 우려 등이 겹치며 수요자들은 시장에 발길을 끊었다.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이사철인 봄 시즌이 와도 이 같은 분위기가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올 1분기가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근과 같은 분위기가 3월까지도 반전 국면을 맞지 못한다면 거래위축에 따른 집값 하락 장기화도 배제할 수 없어서다.
19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해 11월 셋째주부터 이달 셋째주까지 10주 연속 하락했다. 2014년 3월 마지막 주부터 6월 둘째 주까지 12주 연속 하락한 이후 최장 기간 하락세다. 9·13대책 등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대책과 공시가격 현실화 등으로 매수 심리가 얼어붙고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그간 급격하게 올랐던 서울 아파트값이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이번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양천과 강남의 하락세가 두드러지며 0.06% 하락했다. 재건축 아파트의 하락률은 0.19%로 더 높았다. 양천(-0.26%), 강남(-0.22%), 성북(-0.13%), 강동(-0.09%), 동작(-0.04%), 금천(-0.03%), 노원(-0.03%) 순으로 하락했다. 양천은 목동신시가지7단지 등 재건축을 준비 중인 목동 일대 아파트들이 안전진단 강화 영향으로 약세를 보였다. 강남은 대치동 은마가 1000만~5000만원 떨어졌다. 급매물이 출시되고 있지만 매수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매매가격이 하락했다. 반면 종로(0.08%), 은평(0.04%), 용산(0.02%), 구로(0.02%)는 저가매물 위주로 간간이 거래되며 소폭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세가격 역시 동반 하락(0.10%)했다. 종로(-0.50%), 성북(-0.42%), 광진(-0.24%), 서초(-0.22%), 관악(-0.17%), 동작(-0.17%), 강동(-0.10%), 동대문(-0.10%), 송파(-0.10%), 영등포(-0.09%) 등 대부분의 자치구가 하락세를 보였다. 비수기 탓에 전세 수요가 줄어 급매물만 거래되고 전체적으로 매물에 여유를 보이면서 전셋값이 약세를 나타냈다.
현장에선 이같은 분위기를 더욱 뚜렷하게 느낄 수 있다. 서울 주요지역 공인중개소는 입을 모아 '거래가 없다'고 했다. 송파구 일대 부동산 공인중개소엔 '급매', '급급매', '초급매' 등 눈길을 끄는 시세판이 내걸렸으나 정작 문의는 없었다. 송파구 한 아파트 상가엔 공인중개소 대여섯 곳이 아예 단체로 문을 닫고 있었다. 이곳의 한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찾는 이도 없고, 찾는 이 눈높이에 맞게 팔려는 이도 없다'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잠실동 '잠실리센츠' 전용면적 84㎡는 현재 16억원에서 16억원 중반대까지 몇 건의 매물이 나와있다. 지난해 9월 18억원대 초중반에 매매되던 것 대비 약 2억원 하락했다. '잠실엘스'도 호가를 내린 매물이 있으나 드물고, 수요자 역시 추가 하락을 기다리는 분위기다.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지난해 고점 대비 약 3억원 하락했으나 여전히 잠잠한 상황이다. 대기수요는 많으나 추가하락을 기대하고 있어서라는 게 이 일대 공인중개사들의 설명이다. 강남구 대치동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지난해 '똘똘한 한 채' 붐이 일었을 때 미처 강남에 진입하지 못했던 대기수요는 여전히 있으나 추가 하락을 기대하고 있다"며 "반면 매물은 많지 않다"고 전했다. 대치동 B공인중개소 관계자도 "보유세와 공시지가가 많이 올랐다고 하지만 이곳 사람들은 대체로 세금 몇백만원 더 내고 버티는 게 낫다고 본다"며 "아예 마지노선을 정해두고 이 가격 아니면 절대 팔지 않겠다고 통보해온 집주인도 있다"고 말했다. 수요와 공급의 접점이 형성되지 않은채 거래절벽이 높아져만 가는 상황이다.

'학군 수요'가 많은 노원구 중계동 은행사거리 학원가 인근의 한 공인중개소 대표는 "한 자리에서 20년간 일을 했지만 최근과 같은 거래절벽은 처음"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이곳도 분위기는 마찬가지여서 지난해 10월 9억원까지 거래가 됐던 건영3차 전용 84㎡가 최근 7억원대까지 호가를 내렸지만 관심을 갖는 수요자는 없는 상태다. 그는 "지난달엔 월세 1건, 전세 1건 거래가 전부였다"며 "직원 월급부터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인근 다른 중개업소 분위기도 마찬가지. 이들은 이런 상태가 1년만 이어져도 부동산 중개업소, 영세 인테리어 가게, 이삿짐센터 등은 버텨내지 못할 거라고 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전날까지 999건에 그쳤다. 한 달의 절반 이상이 지났지만 지난해 12월 2302건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다. 지난해 가장 거래가 활발했던 9월 1만2242건에는 10분의 1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거래절벽이 이어질 경우 국내 경제 상황 전반에 악영향이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실거래가를 비교해보면 강북은 도심 일부에서 오른 지역도 있으나 강남은 1억~2억원이 빠졌다"며 "낙폭 자체가 크다고 할 수는 없지만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유심히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현재와 같은 거래절벽이 1분기 내내 이어질 지를 지켜봐야 한다. 이어진다면 가격 하락 분위기가 이어질 수도 있다"며 "거래 위축에 따른 시장동력 감소가 후방산업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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