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끝난 '고3 체험학습'·'학생들끼리 여행' 전수점검

교육부, 부총리 주재 상황 점검회의

18일 오후 강릉시농업기술센터에서 열린 강릉 펜션 사망사고 대책회의에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발언하고 있다. 이날 강원 강릉시 경포 아라레이크 펜션에서는 수능시험을 끝낸 서울 대성고 3학년 남학생 10명 중 3명이 숨지고 7명이 의식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정부가 강릉 펜션사고를 계기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친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학사관리가 부실하게 이뤄지고 있지 않은지 전수점검에 나선다. 친구과 제자를 잃고 충격에 빠진 서울 대성고 학생들과 교사들에게는 심리치료를 지원한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19일 오전 교육부차관과 실국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강릉 펜션사고 관련 상황점검 회의를 열고 "수능 이후 한 달 여간 마땅한 교육 프로그램 없이 학생들이 방치되고 있지 않은지를 전수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특히, 이번 사고와 같이 체험학습을 명목으로 고교생끼리 장기 투숙을 하는 여행이 있는지도 신속히 점검하기로 했다.

학교 현장에선 매년 이맘 때면 교과서 진도를 모두 마친 고3, 중3 학생들에게 종일 자습을 하거나 영화를 보게 하는 등 수업이 파행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돼 왔다. 교육부와 각 시·도교육청이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교육과 체험활동을 지원하라고 공문까지 내려보내지만 정작 교사들은 학교생활기록부 정리나 입시 상담에 시간을 쏟느라 학생들을 지도할 여력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유 부총리는 "외형은 성인이지만 여전히 어른과 사회가 챙겨야 할 청소년들인데, 우리 학교가 '설마'라 생각하면서 아이들을 방치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생안전 매뉴얼과 규정에 대해서도 재점검한다. 학생 안전과 직결된 관리는 대부분 시도교육청에 권한이 이양된 사안이지만, 교육부 역시 관리감독에 소홀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는 뜻이다.

유 부총리는 "이같은 사고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교육기관이 해야 할 일을 처음부터 철저히 다시 챙기겠다"고 말했다.

이번 체험학습 허가를 한 서울 대성고에 대해서는 서울시교육청을 중심으로 하는 현장 점검이 시작됐다. 서울교육청은 학교 측이 개별 체험학습을 허가하는 절차상에 문제는 없었는지 조사하는 한편, 다른 일선 고교에도 수능 이후 고3 학생들에 대한 교육과정도 정상적으로 운영해줄 것을 촉구했다.

대성고 재학생들과 교사들의 심리적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소아정신과 전문의 등 심리지원팀도 구성해 지원한다. 교육부는 강릉과 원주의 각 병원에 인력을 배치, 학부모 및 학교와 실시간 소통하면서 피해자 가족들을 지원할 계획이다. 서울시교육청도 학교가 조기에 안정화될 수 있도록 재학생들에 대한 심리 지원, 학부모 안정을 포함한 폭넓은 지원 대책을 적극 마련하기로 했다.

유 부총리는 "정부가 최선을 다해 피해자 가족을 지원하고, 아직 병원에 있는 7명의 아이들을 위해서도 최대한 모든 조치를 하겠다"며 "사고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는대로 각 부처별로 해야 할 일들을 철저히 챙기겠다"고도 덧붙였다.

앞서 정부는 18일 오후 9시를 기해 '강릉사고수습본부'를 구성했으며, 교육부는 본부와 핫라인 협업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상황대책반'을 구성·운영중이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