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5곳 중 1곳만 "올해 자금사정 나아졌다"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지난해에 견줘 올해 자금사정이 원활해졌다고 여기는 중소기업이 5곳 중 1곳에 불과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전국 중소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2018년 중소기업 금융이용 및 애로실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렇게 나타났다고 16일 밝혔다.

중기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에 대비해 올해 자금사정이 어땠는지에 관한 질문에 '원활해졌다'고 답한 곳은 약 5분의1인 22%에 그쳤다. 지난해와 비슷하다는 응답은 55.7%, 더 곤란해졌다는 응답은 22.3%였다.

자금사정이 곤란해진 이유로는 '판매 부진'이 67.2%로 가장 높았다. 원ㆍ부자재 가격 상승(40.3%), 인건비 상승(38.8%)이 뒤를 이었다. '인건비 상승' 때문에 곤란을 겪었다는 곳은 지난해 17.3%에서 21.5%p 증가했다. 최저임금 인상의 여파라고 중기중앙회는 분석했다.

내년도 자금수요와 관련해서는 72.3%가 올해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가할 것이라는 곳은 8.6%로 지난해 대비 7.4%p 줄었고, 감소할 것이라는 곳은 19%로 지난해 대비 2.0%p 늘었다.

자금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중소기업 가운데 38.5%는 인건비 지급을 요인으로 꼽았다. 원ㆍ부자재 구입도 마찬가지로 38.5%를 차지했다. 설비투자 요인은 지난해 대비 2.3%p 줄었다.

올해 외부자금 이용경험이 있는 중소기업(31%) 중 필요자금 대비 외부자금을 71% 이상 확보했다고 응답한 곳은 48.4%로, 전년 대비 13.3%p 감소했다.

은행차입 대출금 비중으로는 부동산담보가 49.2%(전년 대비 8%p 증가)로 가장 높게 나타난 가운데, 순수신용(32.6%), 신용보증서(15.1%) 등이 뒤를 이었다.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조달 시 주된 애로사항으로는 높은 대출금리(26.9%), 대출한도 부족(21.8%), 과도한 서류제출 요구(12.8%) 등을 꼽았다.

중소기업 정책자금 이용 시 애로사항으로는 과도한 서류제출 요구가 36.4%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그 다음으로 필요금액에 비해 지원 한도 부족, 엄격한 지원 대상 요건(각각 20.5％) 등을 꼽았다.

중소기업들의 81.7%는 기준금리 인상이 경영에 부담이라고 답했다. 중소기업 2곳 중 1곳은 이를 감안해 정책금융기관의 경영안정자금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재원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내수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최저임금 및 기준금리 인상, 원자재가격 상승 등 불리한 경제여건 속에서 중소기업 관련 경제활동 지표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그러면서 "중소기업들이 경기불황에 대한 심리적 위축을 극복하고 설비투자와 연구개발 등 투자목적의 자금수요가 회복될 수 있도록 금융당국과 금융권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