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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도, 융커도 "재협상 없다"…브렉시트 '표류설'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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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왼쪽)와 장 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1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한 EU본부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왼쪽)와 장 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1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한 EU본부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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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더 이상의 협상은 없다." 의회의 거센 반발로 정치적 위기에 처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유럽연합(EU) 지도부와 연이어 만남을 갖고 EU 탈퇴(브렉시트·Brexit) 합의문의 수정 가능성을 타진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브렉시트 표류설마저 잇따르는 가운데 오는 13~14일(현지시간) 브뤼셀에서 열리는 EU정상회의에서 어떤 대화가 오가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도날트 투스크 EU정상회의 상임의장은 11일 오후 메이 총리와 회담 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메이 총리와 길고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며 "EU 27개국이 (영국을) 돕길 원한다는 것은 명확하지만 문제는 '어떻게(how)'다"고 합의안 수정에 대한 양측의 입장차를 확인했다.
그는 전날에도 "안전장치(backstop)를 포함해, 더 이상의 협상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었다. 재협상의 여지는 없지만 대신 영국 의회에서 브렉시트 합의문이 비준동의를 받을 수 있도록 EU가 도울 수 있다는 입장이다. EU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의 장 클로드 융커 위원장 역시 "우리가 타결한 합의가 유일하게 가능한 최선의 합의"라면서도 "(합의문의 문건 해석 등은) 더 명확히 할 수는 있다"고 언급했다.

메이 총리는 이날 투스크 의장 등과 만남을 갖기에 앞서 독일을 찾아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도 회담했다. FT는 "표결일자조차 정하지 못할 정도로 영국 의회의 상황은 심각하다"면서 "메이 총리가 베를린을 방문한 것은 EU와의 협상을 위한 3개 수도 방문일정 중 가장 중요한 다리일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EU정상회의 이전에 메르켈 총리와 만나 타개책을 찾기 위한 조언을 구하고자 했다는 설명이다.

이 자리에서 메르켈 총리는 '질서없는 브렉시트'가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이 된 리먼사태보다 더 심각한 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다만 이 매체는 메르켈 총리가 재협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는 점을 전하면서 "메이 총리의 전임이 확인했듯이 메르켈 총리의 힐링파워에 대한 믿음은 잘못된 것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사실상 극적 타결에 대한 기대는 낮다는 전망으로 풀이된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왼쪽)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왼쪽)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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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의회는 당초 이날 브렉시트 합의문의 비준동의안 표결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여당인 보수당에서조차 아일랜드 국경에서의 안전장치 등 주요 쟁점을 이유로 반대의견이 잇따르며 부결이 확실시되자, 결국 메이 총리는 표결 일자를 미루고 EU측과 만나 타개방안을 논의키로 했다.

현재 의회 내에서는 합의문 내 포함된 안전장치와 관련한 내용을 삭제하거나 수정을 위해 EU와 재협상에 나설 것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단일시장과 관세동맹 탈퇴를 요구하는 강경 브렉시트파는 "아일랜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영국 전역이 EU 관세동맹에 영원히 종속될 우려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요 쟁점인 안전장치는 브렉시트 이후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간 하드보더(국경통과 시 통행 및 통관절차를 철저히 적용하는 것)를 피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영국 전체가 EU관세동맹에 잔류하도록 하는 내용을 가리킨다.

메이 총리가 전날 의회에서 "안전장치가 없는 브렉시트 합의는 불가능하다"고 언급한 점을 감안할 때 이번주 EU정상회의에서 EU측에 재협상을 요청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안전장치가 일시적이라는 사실을 재차 확인한 후 의회 설득에 나다시 설 것이란 관측이 대체적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론 정부 불신임 카드까지 앞세운 의회의 거센 반발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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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언론들은 EU가 메이 총리에게 일종의 성의를 보인다하더라도 의회가 이를 받아들일 지는 미지수라고 평가하고 있다. 스카이뉴스는 "메이 총리에 대한 불신임 투표 가능성이 높아졌다" 불신임투표에 필요한 48통의 편지가 1922위원회에 접수될 수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노동당은 정부 불신임을 추진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에 따라 아무런 협상없이 영국이 내년 3월 말 EU를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뿐 아니라, 브렉시트 자체가 연기되거나 표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가디언은 "영국 내에서 브렉시트에 대한 피로감이 쌓이고 있다"며 "표결은 언제 이뤄질 지 불확실하고, 메이 총리의 계획이 무엇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메이 총리조차도 아마 모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매체는 제2 국민투표 가능성에 대해서도 "현 상황에서 가장 좋은 답은 아니지만, 아무것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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