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신흥국도 신흥국 나름일까. 올해 중동지역 주요 국가 증시지수가 올랐지만 해당 국가에 투자하는 펀드 수익률은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도 활발히 돌지 않았고 출시 펀드도 4개 뿐이다. 자산운용업계에선 해당 국가 증시와 주요기업 기초 체력(펀더멘털)에 상관없이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변동성을 탈 수밖에 없어 적극 마케팅하기 힘들다고 털어놨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및 신흥국지수에 포함된 48개국 증시 지수 중 최근 1년간 플러스(+)를 기록한 시장은 14개로 29%에 불과하다. 선진국 23개 중 4개(17%), 신흥국 25개 중 10개(40%)다. 중동 4개국 성적은 좋다. 4개국 모두 수익률 플러스였는데 선진국시장인 이스라엘 TA-125지수는 9.1%, 신흥국으로 분류된 카타르 거래소지수, 아랍에미리트(UAE) ADX지수, 사우디아라비아 타다울 종합지수는 각각 33.8%, 12.5%, 10.4%였다.
해당 4개 증시의 주요 기업 기초 체력(펀더멘털)상 이상 신호도 뚜렷하지 않다. 이들 증시의 시가총액 상위 10종목 중 '토종' 기업 29곳의 최근 1년 평균 수익률은 5.2%다. 일부 국영기업이 있긴 하지만 브라질, 칠레 등 아메리카 신흥국 증시처럼 'FAANG(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 같은 미국 기업 주식예탁증서(DR)을 교차 발행한 종목이 시총 상위 대다수를 차지하는 형태가 아니라서 기록의 순도가 높다.
한 자산운용사 상품전략실 임원은 "주요 종목 중 국영기업이 많아 기업 펀더멘털 외적인 지정학적 리스크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국내 기업이 운용하더라도 현지 우량종목을 직접 발굴해 투자할 여력이 부족해 제휴 기업 운용역의 액티브펀드를 모방한 '미러펀드' 형태로 운용되는 것이 현실이며, 수요가 많지 않아 당분간 국내 펀드매니저가 현지 기업을 직접 탐방해 투자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 외국계 자산운용사 관계자도 "설정액 50억원 미만이지만 굳이 회사 쪽에서 먼저 청산을 고려하고 있지는 않고 있다"며 "해당 펀드로 많은 수익을 내기보다는 중동지역 투자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투자 다양성 확충 차원에서 10년 넘게 운용하고 있는 펀드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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