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초에 미국의 5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2.818%로 2년 수익률(2.821%)보다 낮아졌다. 이는 2007년 6월 이후 처음이다. 경기를 예측하는 데 많이 사용되는 10년 만기 국채수익률과 2년 국채수익률은 아직 역전되지 않았지만 그 시기도 머지않았다. 과거 통계를 분석해보면 5년과 2년 국채수익률 차이가 역전되기 2개월 전에 10년 국채수익률이 정점을 기록했다. 지난 11월 초에 미국 10년 국채수익률이 3.24%까지 상승했는데, 그 수준이 이번 국면에서 고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이다.
이달 18~19일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개최되는데, 현재는 경기가 좋은 상태이기 때문에 연방기금금리를 한 차례 더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정책금리 목표 수준이 2.25~2.50%에 이르고 단기 금리가 오르면서 10년과 2년 국채수익률마저 역전될 가능성이 높다. 머지않아 이번 금리인상 사이클이 종료될 수 있다는 의미다. 최근 미국 금리 선물을 거래하는 트레이더들은 내년에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한 차례 금리 인상마저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장단기 금리 차이 역전은 경기 침체를 의미하기도 한다. 정책금리를 올리면 올릴수록 시차를 두고 소비와 투자가 위축되면서 경제성장률이 떨어지게 된다. 명목금리에는 미래의 경제성장률이나 물가상승률이 반영돼 있는데 기대 경제성장률이 떨어지면 그만큼 명목금리도 하락한다. 11월 초에 3.24%까지 상승했던 국채수익률이 지난주에는 2.9% 안팎까지 떨어졌는데, 이는 다가올 경기 둔화를 반영한 것이다. 미국 경기가 2009년 6월을 정점으로 올해 12월까지 114개월 확장국면을 이어오고 있는데 내년 상반기 어느 시점에서 경기가 정점을 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행은 11월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그러나 오히려 시장금리는 하락하고 있다. 특히 지난주에는 국고채 3년 수익률이 단기금리인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 유통수익률 1.90%보다 낮아졌다. 국고채 3년 수익률과 CD 유통수익률 차이는 통계청에서 작성하는 선행지수순환변동치에 앞서갈 뿐만 아니라 경제성장률에도 선행했다. 2008년 이후 통계로 분석해보면 이 금리 차이가 실질경제성장률에 3분기 선행(상관계수 0.68)했고, 인과관계를 구해보아도 금리 차이가 경제성장률에 일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경제성장률에 3분기 선행하고 있는 금리 차이가 2018년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있는 것을 보면 내년 경제성장률이 올해보다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기준금리 인상과 관계없이 시장금리는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다가 한국 경제에서 총저축률이 국내투자율보다 높아 국민경제 전체적으로 자금잉여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또한 기업의 투자 부진으로 은행의 대출 자금 수요가 위축되고 있기 때문에 은행 등 금융회사들이 채권 매수를 늘리면서 시장금리는 더 떨어질 수 있다. 장단기 금리 차이 역전 확대와 경기 침체로 2019년 하반기 이후에는 미국과 한국의 중앙은행이 정책금리 인하를 고려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경제칼럼니스트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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