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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價 6천만원 낮춰도 세입자 없어”…집 값 하락 ‘트리거’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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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전세가 하락세 뚜렷
마포구 4주 연속 내리막…서초·강동·용산도 두드러져
“대출 막힌 갭투자자, 내줄 보증금 없어 급매 던질수도”
전문가들 “외부요인 감안할 때 폭락 우려할 단계는 아냐” 진단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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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서 아파트 전세를 살고 있는 직장인 조모씨(41)는 요즘 하루하루가 초조하다. 지난 7월 전용 84㎡ 전셋집을 5억6000만원에 재계약한 이후 4개월 만에 이사해야 하는 급한 사정이 생겼지만 그 사이 전세가격이 급락해 새로운 세입자 구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 매물이 귀한 동네지만, 같은 단지 올 수리된 다른 전세매물이 몇 주째 5억원에 세입자를 구하고 있어 이보다 가격을 낮춰야 그나마 거래가 될 형편이다. 조 씨는 “지난 여름 재계약 당시만 해도 전셋값이 2년새 1억원 가까이 뛰어 놀랐는데, 이제는 몇 개월만에 수천만원씩 빠지고 있으니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서울을 중심으로 전셋값 하락 폭이 커지면서 이 같은 현상이 전반적인 집 값 하락의 ‘트리거(방아쇠)’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신규 대출이 막히고 매수세가 한 풀 꺾인 상황에서 전세자금을 마련하지 못한 갭투자자들이 매물을 쏟아낼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주택시장을 내다보는 소비자 심리도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대출규제 정도나 공급 물량, 계절적 요인 등을 감안할 때 폭락을 우려할 단계는 아니라고 조언하고 있다.
27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주간 아파트 전셋값 하락률(11월3주 기준)은 0.06%로 매매가격 하락률(0.02%)을 웃돌았다. 전셋값은 올해 누적 기준으로도 0.16% 떨어져 같은 기간 7.18% 오른 매매가와의 격차가 벌어졌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 평균가격)은 65.9%로 2014년12월(65.9%) 이후 46개월만에 최저수준을 기록중이다.

서울에서 주간 전셋값 하락세가 가장 두드러지는 곳은 마포(-0.28%)로 지난달 말부터 4주 연속 내리막이다. 서초(-0.21%), 강동(-0.16%), 용산(-0.13%)도 낙폭이 두드러진다. 경기권에서는 하남이 -0.3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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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 같은 추세가 ‘부동산 폭락 전조증상’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갭투자가 많이 유입된 곳을 중심으로 전세계약 만기 세입자에게 반환할 보증금을 마련하지 못한 집주인들이 시세 대비 낮은 가격에 경쟁적으로 급매물을 던질 가능성이 높다는 논리다. 대출규제까지 강화돼 자금 조달이 어려워 순식간에 매매 폭락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실제 부동산을 둘러싼 소비자 심리도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전날(26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지수(CSI)에 따르면 주택가격전망CSI가 전월 대비 13포인트 하락한 101을 기록해, CSI를 구성하는 6개 지수 가운데 가장 크게 떨어졌다. 이 지수는 10월에도 전월대비 14포인트 빠져 두 달 연속 미끄러졌다.

다만 전문가들은 현재 전세시장 상황이 매매가격을 흔들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계절적으로 비수기인데다가 전세대출 규제로 인해 고가전세를 소비하기 어려워지고, 입주물량이 많아 가격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면서 “현재의 전세가율 등을 봤을 때 부동산 폭락을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박 전문위원은 “전통적으로도 경기가 나빠지면 일종의 ‘사금융’인 전세가 선행성을 보이며 시장의 바로미터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전세가율 하락에 대해 “그간의 매매가 급등과 국지적인 입주량 과다 등이 원인”이라면서 “레버리지 수요가 진입하기 부담스러운 구조이며 매매가격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있는 것은 맞지만 폭락이나 급매로 연결되기에는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연체율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거나 미분양 적체현상을 동반한다면 모를까, 지금의 변수로는 거래량이 급감했다는 것 말고는 급락의 트리거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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