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블화 동전 10만개로 아이폰XS 구매한 러시아인

"XS 256GB 사려 루블화 동전 10만개 욕조에 담아"
러시아, 주로 갤럭시J 등 저가폰 인기있는 시장
80만원 이상인 아이폰 '부의 상징'과 다름 없어

[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러시아에서 한 남성이 욕조에 루블화 동전을 한가득 담아와 아이폰을 구매하는 기행을 벌였다고 13일(현지시간) 미국 IT전문매체 폰아레나가 보도했다.

이 남성은 애플 공인 리셀러인 '리:스토어(re:Store)'에서 '아이폰XS 256GB'를 샀다. 리:스토어의 매니저 루드밀라 세무시나는 "욕조에는 약 10만개가 넘는 러시아 루블화 동전이 있었다"며 "미화로 1400달러가 넘는 돈이었다"고 설명했다.

동전도 돈이기에 리:스토어의 직원들은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동전을 세어야 했다는 후문이다.

아이폰은 단지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마트폰일 뿐 아니라 저소득국가에서는 부의 상징으로 통한다. 즉 아이폰이 열망의 아이콘이 된 이유는 단지 좋은 스마트폰이기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나 러시아와 같이 빈부격차가 극심한 곳에서 아이폰을 손에 쥐면 스스로의 부와 명성을 간편하게 과시할 수 있게 된다. 러시아는 1인당 GDP가 1만달러 수준으로 저가 스마트폰이 주를 이루는 시장이다. 지난 2분기 가장 많이 팔린 폰은 삼성전자의 10만~20만원대 갤럭시J였다.

대개 80만원이 넘는 아이폰은 이곳에서 일종의 명품백이 되는 셈이다. 특히 새로 나온 아이폰이 더 비싸짐으로써 자연스레 이 같은 효과가 더 커지게 됐다. 아이폰XR·XS·XS맥스의 평균가격은 146만4222원으로 2년 전보다 38만7872원 올랐다.

루블화 동전으로 아이폰을 산 이 남성의 기행이 무엇 때문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자신의 부를 과시하고 싶거나 혹은 아이폰의 고가 정책을 비꼬는 것일 테다. 다만 10만개 동전으로 가득찬 욕조를 옮기기 위해 인부들이 필요했음을 감안하면 전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폰아레나는 설명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