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임금 통계 못믿는 전문가들 많아
[아시아경제 도쿄 강수정 객원기자]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정부 통계를 믿을 수 없다며 내각부에 기초데이터를 내놓으라고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최근 일본에서는 정부에서 발표한 국내총생산(GDP), 임금통계 등 수치에 의문을 제기하는 전문가들이 많아 불신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11일 정부통계 개선을 위해 개최된 통계위원회에서는 GDP 산출의 정밀도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내각부 조사방법에 의문을 가진 일본은행은 직접 통계를 산출하겠다며 기초 데이터 제공을 요청했다. 그러나 내각부는 업무부담을 이유로 거절했다.
올해 1월에는 후생노동성이 매월 발표하는 임금통계 산출 방법을 바꾸는 바람에 전년 동월 대비 수치가 크게 증가해 전문가들로부터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에 임금 통계를 기본으로 정리하는 내각부 통계까지 수정해야 했고 이후 일본은행은 정부에서 생산하는 통계자료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은행은 지난 7월부터 경제?물가 전망 보고서 작성시 통계 산출 방식 변경의 영향을 제외한 수치를 사용해 왔다. 또한 국가의 경제실태를 정확하기 반영하기 위해 GDP 통계도 합성비율을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은행은 “과거 소비세를 올렸을 때 경제성장률에 미친 영향이 기존의 내각부 발표보다 낮았다”는 의견도 제시해 내각부를 자극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통계자료 작성과 검증에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제일생명경제연구소 신케이(新家義貴)씨는 1차 통계의 향상이 가장 중요하고 그다음 GDP를 정밀하게 산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차 통계란 기업, 소비자 등으로부터 직접 데이터를 모아 만드는 기초 데이터를 의미한다. 2차 통계인 GDP 수치의 부정확성은 1차 통계 정밀도 문제를 포함하기도 한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문제점을 바로 고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통계직원은 올해 4월 기준 1940명 수준인데, 임금통계 문제가 확인됐던 후생노동성의 경우 통계직원이 전년대비 10% 감소했다. 미국의 통계기관 직원수는 1만4000명이 넘고, 인구가 일본의 절반 수준인 프랑스도 약 2500명, 캐나다는 약 5000명이다. 국회에서도 통계를 잘 아는 인재가 부족했기 때문에 지난번 후생노동성 데이터 산출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일본 여론은 믿을 수 없는 수치를 기반으로 나라를 잘 운영할지 걱정된다는 의견이 대체적이다. 그동안 임금인상 효과, GDP 등의 수치를 토대로 "아베노믹스로 경제가 좋아졌다"고 평가했는데 신뢰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도쿄 강수정 객원기자 kangsooj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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