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고위급, 북·미협상 불씨 살리기

조명균 4박5일 일정 美 방문
폼페이오 만나 협상 진행 공유할 듯
리종혁·김성혜 등 내일 방남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13일 오전 4박 5일간의 미국 방문을 위해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조 장관은 방미 기간 미국 워싱턴D.C와 뉴욕에서 미국 정부 및 의회 인사, 한반도 문제 전문가 등과 만나 남북관계 및 한반도 평화정착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2018.11.13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설 기자] 북·미 고위급 회담이 무기한 연기된 가운데 남북 고위급 인사들이 이번 주 미국과 남측을 오가며 한반도 평화정착 방안을 논의한다. 이들의 행보에 따라 북·미 비핵화 협상의 불씨가 되살아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3일 오전 방미길에 오른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4박5일간 워싱턴DC와 뉴욕을 방문해 미국 정부와 의회 인사, 한반도 문제 전문가 등을 만난다. 접촉 대상 중에는 북·미 고위급회담 미측 대표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장관은 폼페이오 장관과의 면담에서 북·미 간 협상 진행 상황을 공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그는 남북관계 개선이 한반도 비핵화를 촉진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또 철도·도로 연결, 북한 양묘장 현대화 등 남북 협력 사업에 대한 미국의 이해를 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조 장관은 에드 로이스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과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코리아소사이어티 등 기관의 현지 전문가들도 만날 계획이다. 남북 고위급회담 우리 측 수석대표로 나섰던 조 장관은 회담 경험을 바탕으로 북한 비핵화에 대한 미국 조야의 회의감을 불식시키려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북한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위) 부위원장과 김성혜 아태위 실장 등 7명은 14일 오후 인천공항으로 방남해 오는 17일까지 경기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에 참석한다. 정부는 이들과 당국 간 접촉은 계획된 게 없다는 입장이지만 예정에 없던 행보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실장은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을 겸하면서 남북관계와 북·미협상에 모두 관여해온 인물이다. 이와 관련, 방남 기간 북·미 고위급회담의 연기 등과 관련한 논의가 이뤄질 수도 있다. 리 부위원장은 대남분야에서 오래 활동해온 인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추진하는 교황 방북과 관련한 실무 역할도 맡고 있어 초청장을 들고 올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설 기자 sseo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