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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방탄소년단 이어 K뷰티·K패션도 美 휩쓸었다

최종수정 2018.11.11 13:31 기사입력 2018.11.11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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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숍 ‘세포라’·드럭스토어 'CVS' 등 K뷰티 섹션 별도 마련
아모레퍼시픽, 설화수는 부유층에 입소문나고 라네즈·이니스프리는 가성비 최고 평판
LG생활건강, 빌리프 최고 인기에 색조 VDL도 미국 첫 진출
미샤·아리얼 등 중소 K뷰티 브랜드들도 인기…화장품 편집숍 PB상품은 '메이드인 코리아'
윤윤수 회장 이끄는 휠라도 美서 운동화 인기 최고…미국 올해의 신발 선정되기도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가에 있는 드럭스토어 CVS에는 K뷰티 구역이 따로 마련돼 있다. '왜 K뷰티인가'라는 문구도 쓰여 있다.(사진=박미주 기자)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가에 있는 드럭스토어 CVS에는 K뷰티 구역이 따로 마련돼 있다. '왜 K뷰티인가'라는 문구도 쓰여 있다.(사진=박미주 기자)


[뉴욕(미국)=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방탄소년단에 이어 'K뷰티'와 'K패션'도 미국 전역을 휩쓸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美부유층에 '입소문'…중저가 화장품도 인기= 미국 뉴욕 부유층들이 방문한다는 명품이 즐비한 버그도프굿맨 백화점. 센트럴파크 남쪽 인근에 위치한 이곳 화장품 매장에는 여느 명품 화장품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한국 브랜드 제품들이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설화수’와 ‘아모레퍼시픽’이다. 이들 브랜드는 미국 부유층 여성들에게 입소문이 나며 ‘럭셔리 K뷰티’를 전파하고 있었다.

지난달 23일 찾은 설화수 매장에는 중년 여성들이 화장품을 둘러보고 있었다. 한 사람은 직원 설명을 들으며 쿠션 제품을 발라보고 있었다. 남편과 함께 방문한 또 다른 손님은 스킨, 크림 등의 제품을 구매해 쇼핑백에 담아 갔다. 상품을 구입한 수잔 스콘(가명·48)씨는 “한국에 방문했던 친구가 정말 좋다고 말해 오게 됐다”면서 “테스트용을 써보니 마음에 들어 구매하게 됐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 버그도프굿맨 백화점에 위치한 설화수 매장. 손님들이 설화수 제품을 구경하고 있다.

미국 뉴욕 버그도프굿맨 백화점에 위치한 설화수 매장. 손님들이 설화수 제품을 구경하고 있다.


입소문이 나기 시작한 이곳의 매출액은 올해 30%가량 늘었다는 게 현지 직원 얘기다. 설화수는 이달 뉴욕 블루밍데일스 백화점에도 추가 매장을 낼 계획이다. 설화수는 2010년 미국에 처음 진출했으며 고급 화장품답게 백화점에만 매장을 열고 있다. 현재 미국에 9개 백화점 매장이 있으며 이달 뉴욕 블루밍데일스 매장까지 추가하면 10개로 늘어난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럭셔리뿐 아니라 중저가 화장품시장에서도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2014년 미국 대형 유통회사 ‘타깃’에 입점하며 북미권에 최초로 진출한 라네즈다. 이후 라네즈는 매장에서 제품이 부족해 판매하지 못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고 지난해 세포라에 입점하며 더욱 큰 인기를 끌게 됐다. 특히 ‘슬리핑 마스크’시장을 개척했고, 현지에서 공식 온라인 쇼핑몰도 열며 20~30대 밀레니얼 세대들을 공략했다. ‘립 마스크’의 경우 지난해 7월 전체 품목 중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에 뷰티편집숍 세포라 매장에서는 K뷰티 섹션을 따로 만들고 라네즈 등 한국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지난해 9월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자연주의 화장품 브랜드 ‘이니스프리’까지 미국 뉴욕에 진출했다. 유니온스퀘어 인근에 플래그십스토어 매장을 연 것. 미국에서 현재까지 3개 플래그십스토어를 연 이니스프리는 온라인 등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무엇보다 좋은 성분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이 큰 인기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런 성과들은 아모레퍼시픽 북미지역 매출액이라는 숫자에서 그대로 나타난다. 아모레퍼시픽의 올해 3분기 매출은 1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했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기준으로는 전년 동기보다 31% 늘어났다.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인근 뷰티편집숍 '세포라'에 LG생활건강의 '빌리프'가 판매되고 있다. 판매대 옆에 K뷰티 문구도 눈에 띈다.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인근 뷰티편집숍 '세포라'에 LG생활건강의 '빌리프'가 판매되고 있다. 판매대 옆에 K뷰티 문구도 눈에 띈다.


◆LG생활건강도 '빌리프' 인기, 'VDL'로 색조도 도전장…아리얼 등 韓중소 브랜드도 승승장구= LG생활건강의 '빌리프' 또한 K뷰티 열풍의 주역이다. 경제 중심지인 뉴욕의 타임스퀘어 인근 세포라 매장에서도 K뷰티 구역을 만들어 판매하며 현지 직원이 추천할 정도였다. 세포라에 K뷰티라고 크게 적힌 곳에는 "우리가 고른 한국의 스킨케어 제품으로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수분감 있고 빛나는 피부를 만들어보세요"라는 부연 설명이 함께 쓰여 있었다. 이곳에서 매니저인 안나씨는 "빌리프는 가장 인기 있는 크림 중 하나"라며 "인기를 끈지는 8개월 정도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셜미디어를 타고 인기를 끌며 K뷰티 열풍을 이끌고 있다. 이 크림은 꼭 써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가 말한 크림은 '빌리프 더 트루크림'으로 '수분폭탄크림'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2015년 미국에 처음 진출했으며 당시 35개였던 미국 세포라 매장 단독 코너는 현재 300개로 급증했다. 세포라 매장 입점 6개월 만에 세포라 온라인몰 '세포라닷컴'에서 모이스처라이저 제품 카테고리 판매 최상위권을 기록했고 최근까지 11만여개의 하트를 받는 인기 제품으로 자리를 굳혔다.

LG생활건강은 K뷰티 열풍에 힘입어 미국의 색조 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고급 색조 브랜드 'VDL'을 판매하기 시작한 것. LG생활건강의 VDL은 지난 7월 미국에서 공식 온라인 판매 사이트도 열며 첫 발을 내디뎠다. 지난달에는 미국 뉴욕 엘리자베스 거리에서 팝업스토어를 열며 오프라인시장에도 진출했다. 이곳에서는 대표 상품인 '루미레이어 프라이머' 등 제품과 아이섀도, 립스틱 등 다양한 상품을 판매했다.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인근 드럭스토어 CVS 천장에 K뷰티 조형물이 크게 달려 있다.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인근 드럭스토어 CVS 천장에 K뷰티 조형물이 크게 달려 있다.


대기업뿐 아니라 한국의 중소기업들도 미국에서 K뷰티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미국의 대형 드럭스토어 체인인 'CVS'에도 역시 K뷰티 구역이 따로 마련돼 있었다. 크게 "왜 K뷰티인가"라고 붙어 있었고 그 아래에는 "우수한 혁신, 순한 성분, 독특한 성분, 기막힌 결과, K뷰티 어때요?"라고 적혀 있었다. 이곳의 조엘 하몬 매니저는 "인근 직장인들과 관광객들이 K뷰티 제품을 많이 사간다"고 말했다. 뉴욕의 타임스퀘어 인근에 위치한 이 CVS에는 20여개 정도의 한국 화장품 브랜드들이 나열돼 있었다. 대부분 중소기업들의 제품이었다. 에이블씨엔씨의 미샤, 어퓨 등 제품이 있었고 이외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한 K뷰티 브랜드들도 있었다.

국내에서도 헬스앤뷰티(H&B)스토어를 통해 '세븐데이즈' 마스크팩으로 유명해진 모임 자회사 뷰티팩토리의 자연주의 성분 기반 스킨케어 브랜드 '아리얼'은 CVS에서 크게 브랜드명을 내걸고 상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하나에 2.99달러인 시트 마스크팩과 클렌징 등 제품들이었다. 지난해 4월부터 CVS에서 판매를 시작한 아리얼은 미국 전역의 CVS에만 9000여개의 매대를 보유하고 있다. CVS의 초청을 받으며 새 상품을 개발하고 최근에는 아마존 등 온ㆍ오프라인 유통 채널 확장에도 나서는 등 K뷰티 열풍의 주역으로 활약하고 있다.

미국 뉴욕 내 드럭스토어 CVS에 뷰티팩토리의 브랜드 '아리얼' 판매대가 따로 마련돼 있다. 세븐데이즈 마스크와 미스트 제품 등이 판매되고 있다.

미국 뉴욕 내 드럭스토어 CVS에 뷰티팩토리의 브랜드 '아리얼' 판매대가 따로 마련돼 있다. 세븐데이즈 마스크와 미스트 제품 등이 판매되고 있다.


K뷰티 열풍에 세포라 등 대형 유통체인들은 한국에서 만든 마스크 등의 상품을 자체 브랜드 상품으로 내놓기도 했다.

미국에서 한국의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들도 성장세다. 코스맥스의 경우 미국 화장품 ODM회사 누월드까지 인수하며 2019년 매출 3000억원을 달성하고 미국 내 화장품 ODM 1위 업체로의 지위를 공고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한국콜마는 미국에 생산능력 1억6300만개의 공장이 있고 현지 유명 브랜드사들과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K뷰티 인기와 R&D 경쟁력 등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신규 공장 증설을 계획하고 있으며 본격적으로 북미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홍희정 유로모니터 선임연구원은 "미국에서는 일찌감치 K뷰티에 대한 관심이 높았고 글로우레시피, 피치앤릴리 등 K뷰티 전문 온라인몰은 이미 하나의 주류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美서 가장 인기 있는 운동화는 '휠라'= K패션도 미국 전역을 휩쓸고 있다. 윤윤수 회장이 이끄는 휠라가 K패션 전파의 선봉장이다. 뉴욕 타임스퀘어 인근 브로드웨이가에 위치한 미국 스포츠 브랜드 콘셉트 스토어 '식스오투'. 미국인들을 포함해 세계 각국의 관광객들이 드나드는 이 매장의 도로변 디스플레이 존은 휠라의 옷과 운동화가 장식하고 있었다. 매장 한가운데 '트렌딩 나우'라고 표시된 운동화 전시 구역에도 휠라 운동화들이 눈에 잘 띄는 곳에 전시돼 있었다. 가방과 모자, 트레이닝복까지 매장 곳곳을 휠라 제품들이 점유했다.
뉴욕 브로드웨이가에 위치한 스포츠 브랜드숍 '식스오투' 전시공간에 휠라 운동화가 있다.

뉴욕 브로드웨이가에 위치한 스포츠 브랜드숍 '식스오투' 전시공간에 휠라 운동화가 있다.



가장 잘 팔리는 신발을 묻자 현지 매장 직원은 망설임 없이 "휠라 운동화"라고 답했다. 그는 "올여름부터 휠라 운동화가 가장 인기가 높다"면서 "예쁘기도 한 데다 패션 업계에 복고가 유행하면서 챔피언 등 브랜드와 함께 찾는 이가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젊은 층뿐만 아니라 복고 트렌드에 맞춰 나이 든 사람들도 많이 산다"며 "예전에 자신들이 젊을 때 착용하던 휠라 등 브랜드 제품이 히트 아이템으로 부상하자 더욱 제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있다"고 부연했다.

식스오투 외에 미국 유명 신발 판매 숍 '풋라커'에서도 휠라 운동화와 티셔츠 등 제품들이 주요 위치에 진열돼 있었다. 이곳 매장 직원 역시 휠라 운동화가 인기 아이템이라고 했다.

앞서 휠라는 식스오투와 함께 뉴욕 타임스스퀘어 옥외 광고를 진행했고 니만마커스, 블루밍데일스 등 현지 굴지의 유통 채널에 입점, 협업하는 등의 활동을 펼쳐왔다. 지난 7월에는 휠라의 대표 어글리 슈즈 '디스럽터'가 글로벌 패션 데이터 플랫폼 리스트가 선정한 올해 2분기 톱 10 여성 인기 아이템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최근에는 미국 슈즈 전문 미디어인 '풋웨어 뉴스'가 '2018 올해의 신발'로 휠라 대표 어글리 슈즈인 '디스럽터2'를 선정했다.

현지 관계자는 "미국에서 방탄소년단 이전부터 한국의 문화 콘텐츠에 대한 관심도가 높았고 K뷰티 열풍도 2012년께부터 시작됐는데, 최근 1~2년 새 방탄소년단의 인기가 많아지면서 한국의 콘텐츠, 제품 등의 선호도도 더욱 높아졌다"고 말했다.

K뷰티와 K패션 열기에 아마존까지 판매 지원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2015년 국내에 지사를 설립해 국내 셀러·제조사·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돕고 물류·결제 솔루션 등을 제공하고 있는 아마존글로벌셀링의 박준모 한국 대표는 지난 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아마존 글로벌 셀링은 국내 기업들이 새로운 ‘D2C(Direct to customer)’ 모델을 도입해 온라인을 통해 전세계 고객들에게 직접 판매하고, 브랜드를 구축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존글로벌셀링은 미국을 중심으로 판매 전략에 치중해왔지만 내년부터는 셀러들의 일본·유럽 진출을 도울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한다. 유럽 내 4개국(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의 셀러 센트럴(Seller central)에 대한 한국어 번역과 한국어로 셀러 계정 운영을 지원한다. 특히 K-뷰티나 K-패션,K팝 등 국내 고유의 제품과 브랜드 입점을 확장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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