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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단체엔 뒷배경 있다”…성대결로 치달은 ‘곰탕집 성추행’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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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위 "성대결 목적 집회 아니다" 강조했지만
연단에선 "낮 카페, 백화점엔 90%가 여성"…성차별 발언
당초 예상 인원보다 적은 참가자에 온라인에선 비아냥
"반페니즘으로 노선 바꿔야 한다" 일부 회원 요구하기도
‘당신의 가족과 당신의 삶을 지키기 위하여’(당당위)가 27일 오후 1시 서울 혜화역 2번 출구 앞에서 곰탕집 성추행 사건 유죄 판결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이승진 기자)

‘당신의 가족과 당신의 삶을 지키기 위하여’(당당위)가 27일 오후 1시 서울 혜화역 2번 출구 앞에서 곰탕집 성추행 사건 유죄 판결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이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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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지난 27일 일명 ‘곰탕집 성추행 판결’을 규탄하기 위한 1차 집회가 서울 혜화역 일대에서 열렸다. 집회 주최 측은 “우리 목적은 사법부 규탄”이라고 강조했지만, 각종 성차별적인 발언이 이어지며 결국 집회는 성대결 양상으로 치달았다.

이날 집회를 조직한 온라인 카페 ‘당신의 가족과 당신의 삶을 지키기 위하여’(당당위) 측 여성회원은 연단에 올라 “일부 언론은 우리 시위가 남성을 위한 것이라고 포장하고 우리가 성 갈등 유발 단체라고 한다. 보시는 바와 같이 저는 여자고 이 시위는 모든 여성에게 열려 있다”며 성대결이 아님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어 오세라비 작가가 연단에 오르자 분위기는 급격히 바뀌었다. 오 작가는 이날 맞은편에서 맞불 집회를 진행 중이던 ‘남성과 함께하는 페미니즘’ 등 페미니즘 단체를 겨냥해 “특정 정당 소속이 주도하고 뒷배경이 있다”며 “우릴 도와준 단체가 어딨냐”고 주장했다.

오 작가는 “해외에선 한국 여성들이 어쩜 그렇게 여행을 많이 오냐고 놀란다”며 “낮에 보면 카페, 백화점의 90%가 여성”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다분히 성차별적인 발언이었지만 집회 참석자들은 큰 박수와 환호로 응대했다.

그는 “설령 내가 성범죄자라도 스스로 구제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며 “남성 스스로가 성차별에 대항하고 힘을 합쳐 보호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당 발언은 수많은 여성단체에 비해 남성단체는 없음을 강조하기 위해 나온 발언이었지만 문제의 소지가 있었다.
집회 참가자 오모(20·남)씨는 오 작가의 발언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나라가 페미니즘에 빠져 있어서 억울하게 당하는 남성들이 쏟아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곰탕집 성추행 사건 유죄 판결을 규탄하는 집회에 예상보다 적은 인원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지자 온라인엔 조롱 섞인 글이 이어졌다.

곰탕집 성추행 사건 유죄 판결을 규탄하는 집회에 예상보다 적은 인원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지자 온라인엔 조롱 섞인 글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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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이날 집회 참가 인원이 예상보다 저조하자 여성들을 중심으로 온라인에선 조롱이 이어졌고, 이 역시 성대결을 강화하는 역할을 했다. 주최 측은 경찰에 집회를 신고하며 1만5000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집회 당일 참가자가 300여명에 그치자 온라인에서 “동원된 경찰이 시위 인원보다 많았다. 민폐도 이런 민폐가 없다”는 등 조롱이 이어졌다.

그러자 당당위 카페엔 반 페미니즘 단체와 연대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올라오는 등 카페 노선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당당위 측은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카페의 목적 등을 재정비 한 후 11월 또는 12월 2차 집회를 열 계획이다.

한편, 곰탕집 성추행 사건은 지난해 11월 대전의 한 곰탕집에서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된 A씨에게 징역 6개월이 선고된 사건이다. 이후 A씨의 아내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사건 당시 상황을 담은 폐쇄회로(CC)TV를 공개하며 억울함을 호소해 논란이 됐다.

공개된 CCTV 영상에서 뚜렷한 성추행의 증거나 정황을 발견할 수 없자 일각에선 “사법부가 명확한 증거 없이 피해자의 증언만으로 판결을 내렸다”고 주장했으며, 이를 계기로 당당위가 조직됐다. A씨는 이달 12일 보석 신청이 인용돼 현재 석방된 상태이며, 부산지방법원은 A씨의 항소심을 진행 중이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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