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서울 혜화역 2번 출구 일대에서 '곰탕집 성추행 사건'을 규탄하는 '당당위'의 집회가 열렸다. 집회엔 당초 신고인원 1만5000명의 미치지 못하는 100여명이 참석했다. (사진=이승진 기자)
[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27일 혜화역 일대엔 일명 ‘곰탕집 성추행 사건’을 두고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는 집회가 개최됐다. 한 쪽에선 “사법부의 무죄추정 원칙이 무너졌다”고 주장했지만 반대쪽에선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멈추라”고 맞받았다.
곰탕집 성추행 사건은 지난해 11월 전의 한 곰탕집에서 여성의 엉덩이를 움켜쥔 혐의(강제추행)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6개월의 실형이 선고된 것이 발단이다.
해당 CCTV 영상은 보배드림 등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확산됐고, 남성들을 중심으로 “CCTV만으론 엉덩이를 만졌는지 판단할 수 없지만 재판부가 피해자 진술만으로 A씨에 대한 유죄를 판단했다”며 “사법부가 무죄추정의 원칙을 어겼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A씨의 아내는 "남편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며 신체접촉 과정에서 성추행 의도가 없었는데 성추행범으로 몰렸다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렸고, 이는 지난 12일 33만명이 넘는 네티즌이 참여 하며 청와대의 공식 답변을 받았다.
A씨는 이달 12일 보석 신청이 인용돼 현재 석방된 상태다. 부산지방법원은 A씨의 항소심을 진행 중이다.
한편, 이 사건을 두고 열린 혜화역 집회에서 목소리가 극명하게 갈렸다.
혜화역 2번 출구에서 집회를 연 ‘당신의 가족과 당신의 삶을 지키기 위하여’(당당위)는 “사법부가 무죄추정 원칙을 지키지 않고 유죄추정을 했다"며 "무죄 증명이 유죄 증명보다 훨씬 어렵기 때문에 증거를 찾는 과정에서 많은 가정이 무너지고 개인은 결백을 증명하려다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한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혜화역 1번 출구에서는 ‘남성과 함께하는 페미니즘'(남함페)이 맞불 집회를 열어 “성폭력 피해자에게 가하는 2차 피해"라며 "'곰탕집 성추행 사건'의 판결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날 집회에서 당당위의 집회 포스터를 불태우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이날 당당위와 남함페는 경찰에 각각 1만5000여명, 2000여명이 참가할 것으로 집회 신고를 했다. 경찰은 혜화역 1~2번 출구 사이 4차선 도로의 교통을 통제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600여명을 배치해 충돌에 대비했다.
하지만 당당위 측 집회엔 100여명의 인원이 참석했으며, 남함페 측 집회엔 50여명이 참가하며 예상보다 썰렁한 모습으로 집회를 진행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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