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혼란 속에서 국내 증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일까. 상대적으로 저평가되고 있는 국내 증시가 외풍을 이겨내는 동시에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 등으로 튼튼한 시장을 갖출 수 있는지 묻고자 한다.
트럼프發 감세·무역분쟁 등 美 장기성장엔 기여 못해
中·대만 등 신흥국 직격탄…국내 기업에도 악영향 미칠듯
[아시아경제 권성회 기자] 전날 급락했던 코스피는 24일 반등 출발했지만 그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이내 하락 반전했다. 전날 코스피가 장중 2100선을 내주는 등 변동성이 더욱 확대된 가운데, 가팔랐던 미국 증시의 상승세가 마무리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다. 미중 무역분쟁과 미국 중간선거를 둘러싼 정치적 리스크뿐 아니라 내년부터 미국 기업들의 이익성장세가 점차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경기 침체까지 이어진다면 국내 경기와 증시는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기사이클 고점 논란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전세계 제조업 구매자 관리지수(PMI)는 지난해 12월을 고점으로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이는 미국만의 차별화된 호황 때문에 글로벌 경기 확산으로 완전히 이어지지는 못했다는 뜻이다. 달러 강세로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증시들이 미국 대비 약세를 키운 점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미국 증시도 하락세다. 2016~2017년 2년 간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42%가량 오른 반면, 올해 들어서는 1.9% 상승에 그쳤다. 최근에는 미국 국채 금리 상승과 연방준비제도(Fed) 위원들의 매파적 발언 탓에 더욱 힘을 잃고 있다. ‘FAANG’으로 대표되던 미국 주요 기술기업들의 부진과 더불어 미중 무역분쟁이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오히려 심화되는 것 역시 문제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 증시 급락은 금리가 이전 고점을 돌파했다는 점에서 지난 2월과 유사해 보이지만, 미국 GDP 성장률이 지난 2분기를 고점으로 둔화되고 있다는 상황이라는 점이 다르다”고 분석했다.
격화되고 있는 미중 무역분쟁도 여전히 국내 증시를 괴롭히는 변수다. 특히 미중 무역분쟁이 본격화된 지난 6월 이후 주요 신흥국 증시 중 가장 낙폭이 컸던 곳은 중국과 한국, 대만이었다. 미국과 중국의 대립 양상이 중국뿐 아니라 중국 경기에 영향을 크게 받는 국가들에 직격탄을 쏘고 있다는 얘기다. 미중 갈등이 내년까지 장기화될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당분간 국내 증시도 영향권 안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신동준 KB증권 연구원은 “2019년부터 미국이 2000억달러 규모 중국산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를 25%로 상향한다”며 “미중 무역분쟁의 부정적 영향은 내년 1분기에 극대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미국 경기가 호조를 이어가고 증시 또한 반등을 보인다면 국내 증시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경기 성장률이 둔화되겠지만 성장 자체는 이어가고 있으며, 미중 무역협상이 긍정적인 결과를 낸다면 미국과 중국 증시뿐 아니라 신흥국 증시도 반등할 여지는 있다는 것이다. 이예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거나 완화되는 국면에선 글로벌 증시 상관성이 높아지는데, 미국 증시 변동성지수와 한국 증시 변동성지수 간 상관계수는 0.8에 달한다”며 “미국 증시 변동성 확대 후 진정되는 구간에서 한국 증시 반등에 대한 기대는 유효하다”고 내다봤다.
권성회 기자 street@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하이브 연봉 1위는 민희진…노예 계약 없다" 정면...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