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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 못 가십니다"…모래바람만 날리게 된 '사막 위 다보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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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사우디아라비아가 주요 인사들의 연이은 불참 선언에도 불구하고 '사막 위의 다보스'라 불리는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가 23일(현지시간) 사우디 수드 리야드 리츠칼튼호텔에서 막을 올린다. 사우디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 알 사우드 왕세자가 주도하는 이 행사는 지난해 65개국 2500여명의 유력 인사가 참석하는 등 대성황을 이뤘으나 올해는 주요 참석 예정자들이 줄줄이 불참을 통보하면서 을씨년스러울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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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해 서방국가들과 사우디 간 일종의 커밍아웃(Commng-out) 파티였다면 올해에는 중동, 러시아, 일본 기업들이 참석자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정부 관계자들에 의해 피살된 것이 공식 확인되는 등 사우디발 정치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사우디 경제의 환골탈태(換骨奪胎) 계획 역시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를 비롯해 김용 세계은행 총재와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대표, 다라 코스로우사히 우버 대표, 구글 클라우드의 다이앤 그린 대표 등은 일찍이 불참을 통보했다. 참석 의지를 밝혔던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부 장관도 사우디는 방문하지만 FII는 불참하기로 입장을 정리했다. 사우디 PIF와 다방면에서 투자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소프트뱅크의 경우에도 마르셀로 클라우레 최고운영책임자(COO)조차 불참을 확정한 상태이며,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참석 여부에 대해 입을 닫고 있다. 주요 은행과 기업들의 경우 CEO 대신 간부 등을 파견해 구색을 갖추는 수준이다. 사우디와의 관계의 끈은 놓지 않지만 카슈끄지 사망 이후 악화된 여론 등을 반영한 행보로 풀이된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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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보스포럼의 원조 격인 세계경제포럼(WEF)의 경우 "다보스라는 브랜드가 부적절하게 사용되지 않고 보호될 수 있도록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FII를 직접 거론한 것은 아니지만, FII의 별칭인 사막 위의 다보스라는 표현 자체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낸 것이다.

서방 국가들이 비운 자리를 러시아와 아시아, 중동 국가들이 채울 전망이다. 특히 러시아의 다이렉트인베스트먼트펀드는 30여명의 기업인들을 이끌고 이 행사에 참석하는 등 러시아가 사우디의 지원자로 나서 주목된다. 아부다비 국부펀드, 두바이 대기업 마지드 알 푸타임의 수장, 프랑스의 정유사 토탈의 패트릭 푸얀네 CEO도 주요 참석자 명단에 올라와 있다. FII 대변인은 "3일간의 행사에는 아랍 세계와 아프리카, 아시아 국가들의 지도자들이 참석할 것"이라고 강조했으나 구체적인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 사업상의 관계 등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무하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그동안 석유 수출로 운영됐던 사우디 경제를 탈바꿈하겠다는 구상 아래 FII를 개최했다. PIF 의장이기도 한 빈살만 왕세자는 FII가 서방국가의 투자와 기술 등이 사우디에 유입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해왔다. 하지만 카슈끄지 사건은 이런 빈살만 왕세자의 구상에 찬물을 끼얹었다.
영국의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가뜩이나 좋지 않았던 사우디 경제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게 됐다고 지적했다. 걸프투자펀드의 주빈 호세 자문은 "시장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사우디의 정치적 위험 요인 등에 주목하게 됐다"면서 "이번 사건으로 인해 외국 투자를 유치하고 민간 부분을 키우겠다는 사우디의 전략도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소개했다.

사우디 정부가 카슈끄지 사망과 관련해, 조사 결과를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진실 공방은 여전히 뜨겁다.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은 지나 해스펠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터키에 파견해 조사에 착수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우디와 터키에 사람들이 나가 있다"면서 "이들이 돌아오면 곧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 오늘 밤이나 내일 돌아올 것"이라며 "곧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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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언론은 이날도 관련해 출처를 공개하지 않은 채 카슈끄지 살해 관련해 새로운 보도를 쏟아냈다. 터키의 친정부 일간지 예니샤파크는 카슈끄지 피살 당시 사우디 요원이 왕세자실로 전화를 4차례 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카슈끄지의 피살 등에 대해 몰랐다는 사우디 왕세자의 해명을 반박한 것이다. 이외에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사우디 정의개발당 의원총회에서 "진실을 낱낱이 공개하겠다"고 예고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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