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처분 신청 기각됐는데, 본안소송 제기한다는 산은의 속내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한국GM의 일방통행식 연구개발(R&D) 법인 분리에 대해 KDB산업은행이 본안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보이지만 승소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보인다. 주주권 행사에 대한 가처분은 사실상 '확정적 판결'과 다름없는데다 한차례 기각된 가처분 신청이 본안소송에 가서 뒤집히긴 어려워서다.
23일 산은에 따르면 한국GM의 법인분리 강행과 관련, 산은은 조만간 본안소송을 제기해 법적공방을 벌일 예정이다. 인천지법에 신청했지만 기각된 가처분이 법인분리에 대한 '주주총회 개최금지'였다면, 본안소송을 통해서는 주주권 훼손 여부를 따질 계획이다.
법조계 또다른 관계자는 "가처분에서 이기면 대부분 본안소송에서도 유리한 고지에서 시작한다"면서 "가처분은 심리 기간도 짧고 손해액을 입증하는데 시간도 짧은 편이라 어설프게 가처분을 신청했다가 법원에서 판단이 굳어버리면 이후 본안소송에서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9일 한국GM은 산은의 참석 없이 열린 주총에서 법인분리 안건을 통과시켰다. 한국GM 신설법인의 분할 기일은 11월30일로 잡혀있다. 12월3일에는 분할 등기가 이뤄진다. 본안소송은 1심과 2심만 각각 6개월 가량이 소요되는 장기소송이다. 소송을 준비하는 동안 신설법인 설립과 관련된 절차가 사실상 완료될 가능성이 크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22일 국정감사에서 "GM의 협조를 확실히 끌어내기 위해선 소송뿐에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산은이 요구하는 GM의 향후 계획 등을 듣기 위해서라도 법적 조치를 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1심만 6개월 이상이 걸리는데다 승소가능성이 희박한 본안소송을 거액의 수임료를 내고 제기하는 것이 산은 입장에선 '업무상 배임죄'를 피할 수 있는 면피용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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