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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언론인 실종사건에도 美 사우디 왕가 두둔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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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실종 사건을 계기로 미국의 중동전략이 흔들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표면적으로는 진상규명이 먼저라며 봉합을 시도하고 있지만, 파문은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성폭행 의혹으로 낙마 위기를 겪었던 브랫 캐버노 대법관의 사례를 언급하며 "일단 (카슈끄지에게)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본다"면서 "우리는 또다시 무죄라고 입증되기 전까지 유죄로 단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은 진상파악이 우선임을 강조하며, 캐버노 대법관 사례 등을 드는 것은 국제사회의 압박으로부터 사우디의 숨통을 틔워주려는 것으로 해석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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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도 "사우디가 우리 동맹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며 "사우디는 우리의 동맹국이자, 이란에 함께 대항하는 나라"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대체적인 분위기는 카슈끄지가 사우디 정부에 의해 피살은 인정하되, 왕실 등은 전혀 몰랐던 일로 봉합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윗선의 지시 없이) 독자적으로 행동하는 살인자(rogue killers)에 의해 이번 사건이 벌어졌을 수도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폼페이오 장관도 사우디 일정을 마친 뒤 "사우디 지도자나 고위 관계자의 책임 등을 판단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미국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미국 내 들끓는 여론에도 불구하고, 사우디를 두둔하고 나선 것은 사우디가 가진 중요성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순방지로 사우디를 선택했을 정도로, 사우디에 각별한 공을 들였다. 미국으로서는 사우디는 이스라엘을 제외할 경우 중동 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동맹국이다.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이자, 최대 무기 수입국이라는 점도 간과 못할 부분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사우디에 대한 무기 수출 중단 여론을 두고서 "미국이 사우디에 대해 군사 장비 판매를 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러시아나 중국에서 살 것"이라며 거부 입장을 밝혔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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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이득뿐 아니라 중동 전략의 측면에서도 미국 정부는 사우디를 지켜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미 백악관 관계자들 카슈끄지 사건으로 인해 대이란 제재가 흔들리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보상 위협 차원에서 이란 문제를 다루고 있는 미국은, 다음 달 5일부터 이란산 원유 수출을 금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는 유가 안정화를 위해 사우디의 원유 증산이 절실하다.

하지만 카슈끄지의 사망에 사우디 왕실이 간여했음이 확인되면, 미국의 제재 등 강경 대응이 불가피하다. 유가와 중동 지역의 안정을 위해서는 이번 사건은 미국과 사우디 관계를 파탄 내는 수준으로 가서는 안 된다.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불편한 진실보다는 편리한 거짓을 정치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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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문제는 카슈끄지 사건이 '꼬리자르기'로 봉합될 수 있겠냐는 것이다. 앞서 터키 언론은 카슈끄지가 암살을 당했다며, 암살에 관여한 15명의 사우디인의 사진을 공개했다. 이들은 카슈끄지가 터키주재 이스탄불 영사관을 찾았던 날 사우디에서 건너와 영사관을 들렀다, 다시 사우디로 돌아갔다. 사우디는 그동안 이들이 관광객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NYT는 15명 중 최소 4명은 빈 살만 왕세자의 경호 등을 담당하는 측근이라고 보도했다. 이 중 마하르 압둘라지즈 무트레비는 과거 빈 살만 왕세자의 해외 방문 당시 수행한 사진 등이 소개됐다. 카슈끄지 사건의 배후에 빈 살만 왕세자가 있었음을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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