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뉴욕 김은별 특파원] 갈수록 확산되는 미중 무역전쟁 우려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이은 압박에도 불구하고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세번째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달갑지 않다”며 “그들(Fed)이 금리를 올리는 것을 너무 좋아하는 것 같아 걱정”이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Fed는 오는 12월 한 차례 더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Fed는 26일(현지시간) 이틀 일정으로 진행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공개한 성명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1.75~2.00%에서 2.00~2.25%로 올린다고 밝혔다. 당초 시장의 예상대로다. 이에 따라 한미 금리 차는 최대 0.75%포인트까지 벌어졌다.
Fed는 미국 경제에 대해 “강한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가계소비와 기업투자는 강한 증가세를, 실업률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기존 평가를 유지했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8%에서 3.1%로 상향했다. 아울러 내년에는 세 차례, 2020년에는 한 차례의 기준금리 인상이 있을 것으로 바라봤다. 이 경우 미국 금리는 3.25~3.50%까지 오르게 된다. Fed는 이번에 처음 공개된 2021년 금리 전망에서는 동결이 유력하다고 내다봤다.
9월 성명서에는 ‘통화정책의 입장은 여전히 완화적이고, 그렇게 함으로써 강력한 고용시장 여건과 물가상승률 2%로의 지속적 회복을 지지하고 있다’는 문구가 삭제됐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Fed의 금리목표가 가시권에 접어들었거나 이미 달성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다만 제롬 파월 Fed 의장은 해당 표현이 삭제된 것이 금리정책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Fed의 금리인상 속도를 가속화할 수 있는 요인으로는 물가가 갑작스럽게 급등하는 것을 꼽았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Fed의 금리인상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것에 대해서는 “정치적 요인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재차 선을 그었다. 파월 의장은 “Fed의 임무는 경제를 건강하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의 압박과 관계없이 당초 방침대로 금리인상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금리인상 결정이 공개된 직후 뉴욕 롯데팰리스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불행하게도 그들(Fed)은 우리가 너무 잘하고 있다고 방금 금리를 올렸다. 달갑지 않다(not happy)”고 Fed를 저격했다. 그는 “나는 빚을 갚거나 다른 일을 하거나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고 싶다”며 “그들이 금리를 올리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아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파월 의장은 미국의 금리인상이 신흥국 등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지적에 “금리인상 결정이 전 세계에 압력을 가하고, 특히 대외채무가 많은 국가들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이 때문에)투명한 행보를 유지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뉴욕 김은별 특파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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