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하루 앞두고 본격 귀성 전쟁이 시작된 21일 서울 서초구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귀성객들이 버스를 타기위해 줄을 서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경기에 대해 굉장히 민감하십니다. 제가 주민들에게 말도 못 붙이는 상황이에요"
민족의 대명절 추석이 다가왔지만 지역구에 내려가는 정치인들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추석은 정치인에게 지역구 민심은 물론 전 국민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전국 각지에서 고향을 찾거나 친지를 방문한 이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긴 경기침체로 먹고 사는 문제가 다급한 유권자를 만나는 정치인들은 하나 같이 "이번에는 어떤 호통을 들을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수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소상공인의 원성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지역에 내려가면 늘 먹고사는 문제가 제일 큰 화두다. 특히 소상공인은 당원 생활을 열심히 하는 경우가 많아 더 많은 이야기를 듣는다"라며 "이 정부의 성패가 경제에 있다는 것을 지역구에 갈 때마다 실감한다"고 말했다.
야당 의원들은 경제와 관련 더 격한 민심을 전했다. 한 수도권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 민주당 의원들도 지역구를 다니면 우리보다 더 많은 항의를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데 왜 지역의 민심을 당 지도부에 전달을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야당 의원은 "이번 추석박상의 화두는 경제다. 만약 다섯집이 모인다면 그 중에 한두집은 경제적으로 어려워 졌거나 아니면 망한 상황"이라며 "형제 한명만 어려워져도 집안의 아픔인데 그 상황에서 대북 문제를 꺼내면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6·13 지방선거를 통해 대거 지방권력을 넘겨준 야당 의원들에게는 경우 그 어느 때보다 낯선 추석이 기다리고 있다. 단체장을 비롯 지역 의원이 대거 교체되면서 심한 경우 지역 행사장에 자리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거나 축사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한 한국당 의원은 "지역구 단체장이 교체되면서 소외된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호소하는 의원들이 많다"며 "특히 부산·경남의 의원들이 그런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소속 정당이 다른 단체장으로 교체되면서 여러가지 협력 채널이 줄어든 것이 사실"이라며 "특히 지방의회 구성원이 급변해 정책 결정에 혼선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야당 의원들에게는 좀처럼 올라가지 않는 지지율도 고민이다. 한 의원은 "경기 침체로 현 정권에 대한 이탈을 피부로 느낀다"면서도 '그 지지가 야당으로 옮겨 가는 것 같느냐'는 질문에는 침묵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아빠는 직장 잃을 위기에 놓였다…한국 삼킨 초저...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