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미투(me tooㆍ나도 당했다) 운동'을 통해 재판에 넘겨진 유명인사 가운데 처음으로 실형이 선고됐다.
극단 단원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의 절대적 영향력 아래 있는 단원을 지도한다는 명목으로 반복적인 성추행 범죄를 저질렀다"면서 "연극을 하겠다는 소중한 꿈을 이루기 위해 피고인의 권력에 복종할 수밖에 없던 피해자들의 처지를 악용해 범행했다"고 질타했다.
또한 "단원들이 여러 차례 항의나 문제를 제기해 스스로 과오를 반성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하지 않았다"고 꼬집으면서 "자신의 행위가 연극에 대한 과욕에서 비롯됐다거나 피해자들이 거부하지 않아 고통을 몰랐다는 등 책임 회피로 일관하고 '미투 폭로'로 자신을 악인으로 몰고 간다며 피해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했다"고 봤다.
재판부는 "발성 지도 명목이라 해도 결코 용납될 수 없고 나중에 문제가 된 뒤 피해자가 연기 지도라고 받아들인다고 하더라도 범죄가 성립되는 데는 영향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연기 지도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신체 접촉은 용인된 것으로 보이지만, 접촉 부위 등이 수치심ㆍ혐오감을 느끼게 하고 상대가 동의하지 않는 이상 연기 지도로 인정할 수 없다"며 "대부분 범행이 일방적인 추행이고, 피해자들은 단지 적극적으로 문제제기하지 못했을 뿐 동의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전 감독은 연희단거리패 극단 운영에 절대적 권한을 가진 점을 이용해 2010년 7월∼2016년 12월 여성 배우 8명을 25차례에 걸쳐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016년 12월 여성 배우의 신체 부위에 손을 대고 연기 연습을 시켜 우울증 등 상해를 가한 혐의도 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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