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롯데면세점 특허 취소 여부 결정
롯데면세점 전체 사업장 특허 취소 가능성
8개 면세점 근로자 9000여명…세계 1위 면세시장 위축
단독[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끔찍한 악몽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매일 얼굴을 마주하던 동료들은 휴직하거나 다른 점포로 발령이 났어요. 일을 하지 않으니 월급이 줄어든 것까지는 감수할 수 있었지만 다시 직장으로 돌아가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 하루하루 피가 마르는 심정이었습니다."
롯데면세점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또 다시 삶의 터전을 잃게될 위기에 직면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다음달 5일 항소심에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재특허를 대가로 뇌물을 준 혐의가 인정돼 징역형 이상이 선고되면 현행 관세법에 따라 롯데의 국내 면세 사업장 전체에 대한 특허가 취소될 위기에 처한 탓이다. 특허가 취소될 경우 호텔롯데 면세사업부에서 직접고용된 1000여명의 직원은 물론 8개 롯데면세점 매장에서 근무하는 브랜드 직원까지 총 9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셈이다.
롯데면세점의 지난해 기준 매출은 6조598억원이다. 14조4684억원 규모의 국내 면세시장에서 1위 사업자다. 또 글로벌 면세점에서 스위스의 듀프리(9조3000여억원)에 이어 2위다. 롯데면세점의 국내 사업장의 특허가 취소돼 문을 닫게 되면 세계 최대 규모인 국내 면세 시장은 중국에 1위 자리를 내주게 된다. 신 회장이 대표이사로 있는 롯데호텔만 특허 취소 대상에 해당되더라도 5조원 상당의 매출이 빠지는 만큼 국내 면세시장은 큰 폭으로 쪼그라들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글로벌 시장에서 1위를 하는 산업군이 얼마나 되느냐"면서 "정부가 산업을 육성하는 정책을 펴야하는데 면세점 특허 제도를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하면 어떤 기업이 국내에서 사업을 하겠느냐"고 비난했다.
올해 들어 롯데의 국내외 기업 인수합병 추진 건수만 10여건. 베트남 제과업체, 인도네시아 유통업체, 미국 호텔체인, 유럽 화학업체를 포함해 총 11조원 규모에 달한다. 모두 인수 도중에 참여를 포기하거나 무기한 연기된 실정이다. 신규 투자뿐만 아니라 기존 해외 사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신 회장은 일년의 절반 이상은 해외에서 보낼 정도로 해외사업장을 직접 챙겨왔다.
롯데는 신 회장에 대한 뇌물죄가 관세법 178조 위반 사항이 아닌데다 대법원 확정 판결 이후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청탁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이 청탁은 회장과 청와대간 관계지, 회장과 관세청 사이의 인과관계는 찾을 수 없다"면서 "관세법 178조2항 1호의 '거짓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특허를 받았다는 관세법 위반 혐의는 성립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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