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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트럼프가 北에 ‘통큰’ 선물 안길 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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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진수 선임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또 성의를 보였다.

김 위원장은 지난 5일 방북한 우리 특사단과 만난 자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그의 첫 임기 내 비핵화 달성이라는 시간표를 제시했다. 9일 정권수립 70주년 기념(9ㆍ9절) 열병식에서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등장시키지 않았다. 비핵화 의사를 표시한 것이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것은 물론이다.

이는 미 상원에서 북한 비핵화 협상에 대한 비관론이 확산하면서 비핵화 실패 이후의 옵션을 거론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들려온 소식이어서 더 고무적이다.

코리 가드너(공화ㆍ콜로라도) 미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시아태평양소위원장은 지난 5일 '미국의 소리(VOA)' 방송과 가진 회견에서 "북한이 비핵화하지 않을 경우 남은 옵션은 최대 압박을 계속하는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크리스 머피 상원의원(민주ㆍ코네티컷)은 "북한이 비핵화하지 않으면 군사옵션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의 비핵화 시간표 제시는 오는 2020년 11월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도움이 되겠다는 매우 '솔깃한' 제안이다. 비핵화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분명한 의사 표시이기도 하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인 2021년 1월까지 북한의 비핵화 완료가 전혀 불가능한 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ㆍ2차 북핵 위기 당시 영변 핵시설 사찰을 주도한 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은 "북한과 합의만 하면 모든 무기급 핵물질과 핵무기를 북한에서 신속히 제거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북 강경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김 위원장이 결단만 내리면 "1년 내 비핵화 실현이 가능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김 위원장으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안에 비핵화 협상이 진전을 이루지 못하면 언제 또 기회가 주어질지 난감한 상황이다. 차기 미 대통령이 누가 될지 알 수 없지 않은가. 미 역사상 북한 지도자와 만난 유일한 대통령이 트럼프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스타일은 북한에 일종의 기회다.

미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 국제관계국장은 7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과 가진 전화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톱다운(top downㆍ정상이 합의한 뒤 실무자들이 후속 협의로 이행하는 것)' 방식을 선호한다"며 "이것이 북한에 더 효과적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11월 미 중간선거도 변수다.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해 의회 다수당으로 올라서면 트럼프 대통령의 비전통적 외교방식에 제동을 걸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더 강경한 대북정책을 취하도록 압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정치적 필요에 따라 북미 대화를 계속 이어가고 싶을 것이다.

빌 클린턴 행정부 당시 국무부 고문을 지낸 도널드 그로스 올브라이트스톤브릿지그룹(ASG) 수석 고문은 지난 6월 20일 의회 전문지 '더 힐' 기고문에서 1991∼2007년 북한 핵ㆍ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해 "간헐적인 외교적 돌파구에도 협상이 완벽한 실패로 돌아간 결과 북한의 가파른 핵능력 가속화만 이끌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의 솔깃한 제안에 이제 트럼프 대통령이 용기로 화답해야 할 차례다. 좋아하는 톱다운 방식으로 북한에 '통큰' 선물을 안겨라. 압박하면서 선물을 받고만 있을 순 없다.




이진수 선임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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