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 이틀째인 21일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단체 상봉 행사에서 남측 백민준(93) 할아버지의 북측 며느리 리복덕(63), 손녀 백향심(35) 씨가 눈물을 훔치고 있다./금강산=사진공동취재단
[공동취재단·아시아경제 이설 기자] 남북 이산가족 1차 상봉 마지막 날인 22일 김병오(88)씨는 작별인사를 하러 온 여동생과 조카를 보자마자 허공을 응시하면서 흐느꼈다. 여동생이 "오빠 울지마. 울면 안 돼"라고 달랬지만 병오씨의 눈물은 그치지 않았다. 침착하려고 노력했던 여동생도 갑자기 눈시울이 붉어졌다. 남매는 10분 넘게 아무 말도 하지 못했고 '아이고'라며 탄식만 내뱉었다.
지난 20일 첫 상봉을 시작으로 2박3일 간 짧은 만남을 했던 남북 이산가족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2시간 동안 금강산 호텔에서 작별 상봉을 한 뒤 같은 장소에서 1시간 동안 점심을 먹고 일정을 마무리한다. 가족들은 약 1시간 후면 다시 볼 수 없을지도 모르는 가족들과의 헤어짐에 아쉬움과 착잡함의 눈물을 쏟아냈다.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 이틀째인 21일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단체 상봉 행사에서 남측 백민준(93) 할아버지와 북측 며느리 리복덕(63), 손녀 백향심(35)씨가 눈물을 훔치고 있다./금강산=사진공동취재단
원본보기 아이콘이달영(82)씨는 이복 남매동생인 일영(48), 영희(48·여)에게 "너흰 언제 올라가니"라며 헤어지는 대화를 시작했다. 조혜도(86·여)씨는 테이블에 오자마자 언니 순도씨를 꼭 껴안고 타고 가는 버스와 좌석을 일러주며 "내가 거기서 손을 흔들거야"라며 연신 설명했다.
이수남(77)씨는 "이제 또 만날 수 있을지, 안타깝다. 우리가 젊으면 모를까 걱정이다"면서도 "이번에 부모님 산소에 가서 '아버님, 아버님 우리 종성(북측)이 형님 잘 살아계신 걸 확인했다'고 부모님 기도 덕분이라고 감사하다고 말하겠다"고 했다. 신재천(92)씨는 동생 금순에게 "서로 왕래하고 그러면 우리집에 데리고 가서 먹이고 살도 찌우고 하고 싶은데"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그러자 동생은 "아 개성에서 김포 금방이잖아. 빨리 통일이 돼야 돼"라고 화답했다.
남측 가족들은 이날 가족들의 배웅을 받으며 버스에 탑승해 오후 1시 30분께 금강산을 떠나 육로를 통해 귀환한다.
이설 기자 sseo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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