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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만 새면 수익률이 100% 이상"…폭염에도 노숙하는 리셀러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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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숍 비이커 나이키 운동화 120족 판매에 24시간 넘게 대기줄
품절사태로 18만9000원짜리 신발, 79만9000원까지 가격 형성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없어서 못 구하는 제품인 데다 웃돈도 엄청 붙어 있어요. 덥고 졸려도 이 정도는 감수해야죠."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비이커 플래그십 스토어 앞. 20명 이상의 사람들이 줄 지어 연신 부채질을 해댔다. 어떤 이는 캠핑용 의자를 펼쳐 놓고 아예 자리를 잡았다. 햇빛이 쨍쨍한 폭염에도 전날 오전부터 꼬박 24시간 넘게 대기줄을 선 것.

이들이 더위를 감수하고 기다리는 이유는 '나이키 리액트 엘리먼트 87' 운동화 때문이다. 서울에 사는 김지훈(38)씨는 "한정판으로 출시되는 상품이고 발매 수량 자체가 적기 때문에 희소성이 상당하다"며 "한정판 상품을 구매하는 기쁨도 있지만 중고로 판매해도 100% 이상의 수익을 얻을 수 있어서 기다리는 것 자체가 또 하나의 즐거움"이라고 말했다.

이날은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운영하는 편집숍 비이커에서 나이키 엘리먼트 87 운동화를 120족만 판매하는 날이었다. 청담 비이커 플래그십 스토어가 인스타그램에 1인당 1족만 구매할 수 있다며 공지한 글에는 800개 이상의 '좋아요'가 달렸다. 매장에서는 오전 11시부터 제품이 판매되기 시작해 1시간30분 만인 낮 12시30분에 모두 팔려나갔다.
실제 이 제품에는 현재 웃돈이 붙은 상태다. 비이커에서 화이트, 차콜ㆍ파랑ㆍ빨강 조합, 형광 브라운 조합 세 가지 스타일로 판매된 이 제품의 가격은 18만9000원. 품절돼 구하기 어려운 탓에 인터넷상에는 웃돈이 붙어 42만~79만9000원 등에 가격이 형성돼 있다. 워낙 인기가 많아 7만5000원에 '짝퉁' 제품도 판매되고 있다. 정식 제품을 사서 되팔기만 하면 단번에 최소 20만원 이상, 120% 이상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셈이다. '리셀러'들이 폭염을 마다하지 않는 이유다.

폭염이 극에 달했던 지난 4일에도 리셀러와 일부 소비자들은 밤새 노숙 행렬을 펼쳤다. 휠라가 게임 스트리머 '우왁굳'과 출시한 컬래버레이션 에디션을 사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이 전날 저녁부터 길게 줄을 서며 진풍경을 연출했다. 밤 12시에는 300여명이 모였고 판매일 오전에는 700여명의 인파가 건물을 에워싸기도 했다.

이후 10여일이 지난 현재 휠라 우왁굳 컬래버레이션 일부 제품은 리셀러들에 의해 웃돈이 붙은 채 재판매되고 있다. 반바지의 경우 정가는 4만9000원이었는데 2만원가량 붙은 7만원에, 티셔츠도 정가 3만5000원의 두 배인 7만원에 팔리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런 리셀러들 때문에 선한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업체 입장에서는 리셀러들이 물건을 사주는 데다 홍보하기에도 좋다"면서도 "정작 진짜 그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들은 비싼 값에 사게 되기 때문에 피해를 입게 된다"고 꼬집었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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