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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브리핑]청문회를 청문해야…또 면죄부 된 금배지

최종수정 2018.08.10 16:08 기사입력 2018.08.10 11:31

아들 취업특혜 의혹·불법건축물 소유 등 숱한 의혹에도
'현역의원' 이개호 후보, 당일 보고서 채택
역대 현역의원 낙마 한 명도 없어…또 통한 '현역 프리패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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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강나훔 기자] '현역 국회의원의 인사청문회 낙마는 없다'는 공식이 이번에도 통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청문회는 당일인 9일 청문보고서가 채택되면서 속전속결로 마무리됐다.

현 정부 들어 청문회 당일 보고서가 채택된 후보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 김은경 환경부 장관에 이어 세 번째다. 모두 합쳐 걸린 시간은 정회시간을 포함해도 8시간30분. 6시간 만에 보고서가 채택돼 '현관예우'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낸 이주영 자유한국당 의원(현 국회부의장)의 지난 정부 당시 해양수산부장관 청문회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었다.

도덕적 흠결이 없었던 것도 아니었다. 이날 청문회에선 가족 소유 땅에 불법건축물을 세워 임대료를 챙겨오고 있다는 지적부터 아들의 취업특혜 의혹, 강연료 국회 미신고에 따른 이른바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 위반, 석사학위 취득과정의 출석문제, 논문표절 의혹 등 청문회 단골 지적사항들이 쏟아졌다.

이 후보자는 종종 대답을 망설이거나 한숨을 내쉬며 곤란해했지만 "신속히 시정하겠다"는 한마디면 '프리패스'가 이뤄졌다. 이를 지적한 의원들도 "앞으론 이런 부분에 대해 철저히 점검해달라"며 어물쩍 넘어갔다. 일부 야당 의원은 "공백을 빨리 메우고 싶다"며 빠른 통과를 시사하기도 했다.

역대급으로 '훈훈'하게 마무리된 이번 청문회는 이 후보자가 전라남도에서 공무원 생활을 오래했고 직전까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간사로 활동하면서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갖췄다는 공감대도 한 몫했다. 다만 과거 유사한 이유로 청문보고서 채택이 미뤄지거나 낙마까지 한 비(非)의원 출신 후보자들의 사례와 비교해 극명히 대비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채택된 청문보고서에도 "우리나라 농림축산식품 분야의 지속적 발전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칭찬 일색이었다. 보고서 채택에 반대한 의원은 단 한 명도 없었다.
현역 의원에게 유독 무딘 검증의 칼날은 '불체포 특권' 처리와 함께 과거부터 이어져온 국회의 오랜 구태로 꼽힌다. 고위공직자 인사청문제도가 도입된 2000년 이후 이번까지 30여명의 현역 의원들이 청문회장에 섰지만 단 한 명도 낙마하지 않았다. 국회의 입법활동을 무력화하면서까지 대립하던 여야도 현역 의원들의 청문회에선 유독 싱거웠다.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회 한솥밥을 먹으며 쌓아온 친분을 외면하기 어렵다는 것이 의원 대부분의 고백이다. 언제든 같은 처지가 될 수 있다는 점도 날카로운 견제를 망설이게 하는 약점으로 꼽힌다. 일각에선 '현역은 낙마하지 않는다'는 공식을 만들어내면 앞으로 의원 입각의 기회가 늘어날 수 있다는 암묵적 동조 분위기가 존재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내놓는다. 물론 집권 여당의 현역 의원이 장관이 되면 당ㆍ정ㆍ청 소통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하지만 이같은 보신주의 행태는 결국 정치 신뢰도 하락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은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말처럼 이해관계인이 직접 청문하는 것은 검증을 소홀히 하는 경향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청문회 과정에서 시민단체나 교수 등 외부인사를 참여케 해 인사 검증을 더 강화시키는 등의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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