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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장비업계 "주52시간에 日에 일감 뺏길판...차라리 해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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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SK하이닉스 잘나가지만...기술력 뒤쳐진 국내 장비사에게 '주52시간'은 핸디캡

[아시아경제 원다라 기자] 이달부터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면서 국내 반도체ㆍ디스플레이 장비업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종합반도체 회사와 달리 국내 장비업체들은 일본 등 해외 경쟁사에 비해 기술력이 뒤쳐져 있는데 주52시간 근무제로 장점인 빠른 납기마저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천안, 평택에서 웨이퍼 계측기 생산 공장을 운영해온 반도체 장비사 N사는 이달 초 베트남 공장 착공에 들어갔다. 주52시간 근무제에 맞추자니 미래를 대비할 연구개발(R&D)는 둘째치더라도 당장 수주물량을 제때 납품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베트남 공장 마련에 중소기업으로서는 큰 부담이 되는 100억원이 들지만 퀄컴, 애플 등 고객사들이 이탈할 경우, 이를 회복할 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회사는 기존 국내 공장 물량과 인력은 서서히 줄여나가기로 했다.
이 회사 대표 김모씨는 "퀄컴, 애플 등 해외 고객사들이 한국 장비사들이 주52시간 근로때문에 제품을 제때 납품하지 못할 것을 우려해 일본 장비사에 한국에 발주했던 물량을 발주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면서 "이대로라면 도저히 방법이 없다는 판단에 공장을 베트남으로 옮기게 됐다"고 말했다. 다른 국내 반도체 장비사 관계자 역시 "주 52시간이 국내 장비사들에게는 핸디캡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중소규모 국내 반도체 장비사들 대부분이 N사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장비업체들의 기술력은 일본업체들에 비해 열세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도 노광 장비 등 고난이도 기술의 고부가 장비는 대부분 일본 등 해외에서 납품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업체들의 강점인 빠른 납기까지 사라진다면 종합반도체 업체들이 한국 장비업체들과 거래할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다. 미국 반도체 장비업체 M사 관계자는 "기술력이 뛰어나다면 기다려서라도 한국 제품을 받아가려 하겠지만 국내 기술력은 일본 대비 3세대 이상 기술력이 뒤쳐져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디스플레이 분야도 마찬가지다. 디스플레이협회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글로벌 중소형 OLED 점유율 90%이상, LG디스플레이가 대형 OLED 점유율 70%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정작 OLED 장비 핵심 기술은 일본 도키사가 가지고 있는 등 해외 장비사들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국내 장비업체들은 대부분 후공정 분야 기술력만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디스플레이 장비 분야에선 최근 중국 물량이 늘어나고 있는데 중국에 장비 납품시 최소한 6개월의 집중 최적화 기간이 필요하다"며 "주 52시간 근로 여건 하에서는 도저히 제때 제품을 납품할 수 없을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급한 물량을 해외 공장을 통해 해소하더라도 국내 중소 규모 장비사가 당면한 또 다른 과제는 인력 채용이다. 공장 가동을 앞두고 현지에서 근로한 인력 채용을 진행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 김 대표는 "중국에서 파격적인 조건으로 한국 반도체 인력을 빼가려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데 그같은 파격적인 체류비, 추가 수당을 지급할 수 없는 회사로서는 안그래도 사람 뽑기 어려운데 인력난이 더욱 심화됐다"며 "베트남 공장을 마련하기로 했지만 앞으로가 막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반도체, 디스플레이를 따라잡기위해 중국은 부지, 공장 설비 비용 등 각종 파격 조건을 내걸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은 기업들이 자꾸 해외로 나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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