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의 가전생산업체 월풀의 주가는 세이프가드가 도입된 이후 15% 떨어졌다. 올해 3월부터 수입 철강·알루미늄 등에 부과된 관세로 원자재 가격 등이 상승하면서 세이프가드에 따른 가격 경쟁력이 상쇄됐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세탁기와 관련해 "이제는 문을 닫았던 우리의 세탁기 공장들이 다시 문을 열고 번창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현실은 이와 다르게 돌아가고 있다.
실제 마크 비처 월풀 최고경영자(CEO) 1월 세이프가드 결정이 내려졌을 때만 해도 "의심할 여지 없이 월풀에 호재"라며 미국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움직임을 반겼다. 하지만 이제 비처 CEO는 "관세와 무역 관련 조치 등으로 인한 불안 요인이 있다"면서 "향후 시장 동향을 주시하겠다"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월풀은 그동안 불공정한 조치에 맞서기 위해 보호무역조치를 요구해왔다. 하지만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를 뛰어넘어 미국 제조업 전반에 대한 보호무역조치가 퍼지자 상황이 복잡하게 흘러가기 시작했다. 비처 CEO는 "원자재 가격이 상당히 올랐다"고 설명했다. 월풀은 관세 인상이 월풀에 미친 영향을 미친 효과를 설명해달라는 WSJ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WSJ에 따르면 지난 3달간 건조 기능을 갖춘 세탁기의 경우 20%가량 가격이 올랐다. 이는 최소 12년 내 가장 빠른 가격 상승세다. 수입제품의 경우에는 최소 20%에 이르는 관세 탓에 가격이 올랐다. 하지만 월풀은 가격 경쟁력을 누리지 못한 채 제품 가격을 올렸다.
미국 소비자들은 세탁기 소비를 주저하고 있는 모습이 감지된다. 세탁기 판매치를 추정할 수 있는 세탁기 출하량을 살펴보면 지난 5월 출하량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교해 1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일단 전자제품 유통업체들이 세이프가드 도입 전에 재고를 늘렸던 것도 일부 작용하지만, 가격 상승 요인으로 소비자들이 세탁기 구매를 미루고 있다고 WSJ은 분위기를 전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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