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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a]네 걱정 덜어주는 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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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수 신간 '네덜란드에 묻다, 행복의 조건'

[Economia]네 걱정 덜어주는 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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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노태영 기자]네덜란드 사람들의 평균 키는 왜 세계에서 가장 클까? 네덜란드 어린이의 행복도는 왜 세계에서 가장 높을까? 네덜란드의 노인 빈곤율은 왜 세계에서 가장 낮을까? 네덜란드는 왜 국가 경쟁력 최상위권의 경제 강국일까?

김철수(57)가 쓴 '네덜란드에 묻다, 행복의 조건'은 이런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저자는 지금 네덜란드에서 살며 유럽에 진출한 글로벌 회사의 유럽지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국가가 만드는 행복의 기반은 마음대로 안 되는 제도적이고 물질적인 부분"이라고 했다. 새 책은 김철수가 네덜란드의 행복 조건을 탐구한 결과물이다.
네덜란드는 우리에게 낯설지 않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벨테브레나 하멜이 있고, 가까이에는 거스 히딩크(72)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있다. 바다보다 낮은 땅에 자리 잡은 나라, 만발한 튤립과 풍차, 축구와 동계스포츠 등 온갖 스포츠에 만능인 국민들이 쉽게 떠오른다.

저자는 '어린이와 노인이 행복한 나라'에 주목했다. 국민을 위한 복지 정책이 뒷받침돼 있기 때문에 사회의 약자라 할 수 있는 어린이와 노인이 행복하다는 것이다. 그는 이 책에 네덜란드의 교육, 복지, 안전, 환경, 기회균등, 신뢰와 균형, 산업구조, 기업경영 등 사회 전반에 대한 연구 결과를 자세히 담았다.

"네덜란드 학생들은 학교 수업이 끝나면 보충 수업을 받거나 학원에 가는 것이 아니라 좋아하는 스포츠나 취미 활동을 한다. 원칙적으로 초등학교는 숙제와 책가방이 없다. 유소년 때부터 스포츠클럽에 가입하여 동네 스포츠 센터에서 운동을 하거나 취미를 즐긴다."
네덜란드에 학교 대항 경기는 없고 정기적으로 클럽 간 경기가 열린다. 토너먼트를 해서 순위를 결정하지 않고 리그 경기를 통해 우수한 선수를 발굴한다. 시험이나 경기 한 번으로 당락과 순위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꾸준한 학습과 경기를 통해 적성과 실력을 평가한다. 저자는 독자들이 책의 앞부분을 꼭 읽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교육, 안전, 복지, 형평 이 네 가지 사항은 국민의 행복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이죠. 우리나라는 이 네 가지 요인을 해결하고 개선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는데요. 국민의 행복을 결정하는 첫 번째 요인인 교육은 과열 경쟁으로 인한 교육비 부담과 공부에 대한 압박으로 불행을 자초하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네덜란드가 어떻게 해결하고 대처해 국민의 행복도가 높은 나라가 되었는지 독자들이 꼭 읽었으면 합니다."

저자 김철수.

저자 김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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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장점은 한국인으로서 네덜란드를 바라보는 즉, '타자의 시선'이 녹아 있다는 데 있다. 그는 31년 동안 해외영업을 하면서 22년째 네덜란드에 살고 있다. 서울대학교 해양학과를 졸업한 뒤 삼성중공업에 해외영업과 마케팅을 맡았다. 1992년 유럽의 물류 중심지인 네덜란드에 설립된 삼성중공업 유럽지사 주재원으로 파견돼 네덜란드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여러 다국적 기업에서 일하며 유럽과 북미 문화를 폭넓게 경험했다.

저자는 세계 무대에서 한국의 위상과 관련해 "1990년대 초 네덜란드에 부임할 때 입국심사 시 삼성 주재원 신분이라고 해도 삼성 인지도가 낮아 귀임 비행기 표를 확인할 정도로 철저하게 심사를 받았다. 현재 삼성, 현대와 같은 대기업 브랜드 인지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변화를 설명했다.

"다만 선진국에 근접하는 경제적 성과로 꾸준히 향상되었으나 사회적 후진성이 남아 있어요. (냉정하게 보면) 아직 선진국 위상은 아닌 거지요. 대기업의 개별 브랜드가 아닌 국가 브랜드로 경쟁하는 중소기업은 세계시장에서 고전하고 있죠."

그의 설명에 따르면 양로원과 더불어 네덜란드 노인 복지의 바탕을 이루는 것은 기초연금 제도다. 은퇴 나이인 65세가 되면(67세로 단계적 연장) 네덜란드에 적법하게 50년을 거주한 사람은 누구나 우리의 기초 노령연금에 해당하는 기초연금을 받는다. 기초연금액은 부부가 같이 사는 경우는 일인당 월 100만 원 정도, 홀로 사는 경우는 150만 원 정도를 받는다. 거주 기간이 50년 미만이면 거주 기간에 따라 기초연금을 받는다.

또한 보험료를 낸 사람에 한해서 연금을 받거나 보험료 납부 금액에 따라 차등적으로 연금을 받는 국민연금 같은 제도는 없다. 이러한 기초연금 제도는 과거 직업이 없어 세금을 못 냈건 또 좋은 직업이 있어 많이 냈건 상관없이 노년기에는 누구나 기본적인 생활수준을 영위해야 한다는 원칙에 따른 것이다.

저자는 한국에서는 복지 얘기를 할 때마다 포퓰리즘(대중주의)이라는 말이 따라온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소신을 드러냈다.
"걱정거리가 많고 행복하지 않은 계층이 복지정책이 실효성이 있어 걱정거리가 줄고 행복도가 높아졌다면 포퓰리즘이 아닙니다."

그는 "복지정책별로 보편적 또는 선별적 복지를 나눠서 할 수 있다. 네덜란드의 경우 빈부격차가 적어 보편적 복지가 주류이지만 선별적 복지를 병행한다. 기초 연금은 일률적으로 정액을 지급하는 보편적 복지지만 최저임금은 나이에 따른 소비수준을 고려해 차등화 돼 있고 자녀 음악 교육비도 소득에 따라 구분돼 있다"고 설명했다.

책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네덜란드의 생활 및 문화에 대한 읽을거리도 풍부하다. 예를 들어 '더치페이'는 네덜란드와 여러 차례 전쟁을 치르며 서로 감정이 좋지 못한 영국 사람들이 네덜란드 사람들의 생활 방식을 낮춰 부른 말에서 유래했다. 영국 사람들은 실용적인 네덜란드 사람들이 손님을 후하게 대접하지 않는다고 불평했다. 이를 네덜란드 사람들이 손님을 대하는 방식이란 의미로 더치 트리트라 불렀고 이후 더치페이가 되었다.

저자가 생각하는 '행복'은 무엇일까. 그는 "행복은 서로 느끼고 나누는 상대적 행복과 스스로 느끼는 행복의 합이다. 국가적으로 국민의 걱정거리를 줄이고 없애는 제도로 행복의 기반을 만들고 사회적으로 책임, 질서, 배려, 양보로 상대적 행복을 느끼고 나누며 개인적으로 일상의 소소함에서 기쁨을 느끼는 것이 행복의 조건"이라고 했다.




노태영 기자 factpoe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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