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성회 기자] "회계사들이 회계장부에 몰입해서 회계와 세무만 담당하는 게 아니라, 산업·경제 전문가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원년이 되도록 하겠다."
두번째 임기를 시작한 최 회장의 첫번째 사업은 CPA BSI(기업경기실사지수, Business Survey Index) 발간이다. 한공회가 이날 처음으로 발간한 CPA BSI는 공인회계사 개개인이 감사·세무·경영자문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일선 기업과 만나면서 습득한 지식과 경험을 '집단자산화'해 사회에 제공하겠다는 의미다.
최 회장은 "기존 회계사의 전통적인 업무 정의 또는 영역을 뛰어넘는 시도로, '산업전문가'이자 '경제전문가'로서의 역할과 위상을 새롭게 정립하려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CPA BSI는 반기마다 연 2회 발간되며, 매호별로 특정산업 분야를 선정해 심층분석하는 기회를 마련한다. 이번 호에는 섬유·의류 산업에 대한 전문가들의 심층 분석 내용이 실렸다.
최 회장은 한공회를 4차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조직으로 발전시키겠다는 포부도 내비쳤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3D프린팅 등 4차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회계산업과 회계사의 역할을 재정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이다. 그는 "AI 등의 발전으로 말미암아 표본감사나 기말감사가 나이, 성별, 지역별로 분석 가능한 전수감사와 상시감사 체제로 대체돼 감사시장을 오히려 더 성장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임기부터 지속적으로 주장해온 아파트, 비영리법인 등 공공부문에 대한 감사공영제 도입 추진도 이어나가기로 했다. 최 회장은 "국가의 세금이나 국민의 비용이 직접적으로 투입되는 아파트, 학교, 기부금단체 등 비영리부문에서는 오히려 회계감사가 후퇴하고 있다"며 "국민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비영리부문에 대해선 감사공영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지자체 등 공적기관이 외부감사인을 직접 지정하는 것을 골자로 감사공영제를 추진함으로써, 감사인 '셀프선임'으로 야기되는 폐해를 막는 데 중점을 두겠다는 입장이다.
다음달에는 외부감사 행동강령을 제정하고 운영할 계획도 전했다. 한공회는 지난해 12월부터 '행동강령 TF'를 구성하고 회원들의 의견 수렴 절차를 진행해 왔다. 최 회장은 "행동강령에는 공정한 감사업무 수행을 저해하는 지시 거부 의무, 선물·접대 금지, 감사계약기간 중 금지해야 할 행위 등이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 회장은 최근 논란이 불거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 회계'와 관련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전환한 것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실관계, 논리구조, 공식(formula)에 기반해 제대로 판단했다면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다만 공시 누락 등에 관한 문제는 필요한 자료를 확인할 수 없어 의견을 전달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권성회 기자 stree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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