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스위소텔 한국 프레스 센터에서 진행된 전문가 대담에서는 북미정상회담의 성과와 의미를 분석하는 전문가 대담이 있었다. 대담에 참여한 고유환 동국대 교수와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북미정상회담 이후 국민들이 보이는 실망감 등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공감한다는 뜻을 밝혔다. 고 교수는 "공동성명 나오는 것을 보고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말처럼 특별한 것이 안 보이는 것 아니냐, 평소에 나왔던 용어, 보통 명사의 내용 중심, 큰 그림이나 밑그림 정도의 내용만 나온 것 아니냐는 인상 받았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 역시 "누가 예상했던 것보다도 (북미 정상 간) 속도가 빨랐기 때문에 그 페이스를 따라가다 보니 속도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도 있는데, 어제 나온 것을 보면 속도가 약간 준 듯한 느낌을 줬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북미정상회담의 성과는 이후에 확인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고 교수는 "이번 정상회담은 70여년 유지돼 왔던 북미 적대 관계 청산하고 새로운 관계 설정하는 의미가 있다"면서 "북한이 핵 개발 동기도 (북미) 적대 관계고 수령체제 남북 분단 체제 구조화된 냉전 구도 핵심은 사실상 북미 적대관계에서 생성했다"면서 "사고와 관념 제도 구조 이런 것들이 그런 적대관계 속에서 형성됐던 논리로 지배되고 있었다. 적대관계가 청산되면 북미 적대 해소된 새로운 관계에서 형성되는 사고나 논리나 구조로 바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전과 이후 시기가 달라지는 패러다임의 전환이라는 점에서 획을 그었다"면서 "가장 큰 핵심은 결국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이라고 말했다.
전망에 있어서 고 교수는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이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번 회담은) 좋은 그림을 처음부터 완성하고 이행하지 않는 것보다는 밑그림이나 큰 그림을 그려놓고 합의가 이뤄질 때마다 이행하는 수순을 밟아가려는 것 같다"면서 "김 위원장이 비핵화를 결심한 이상 체제 안전 보장 등 만족할 만한 합의가 이뤄지면 비핵화 속도를 늦출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한반도 프로세스의 측면에서 미국 대통령이 그동안 장애물이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장애물의 높이를 낮춰졌다"면서 "우리가 주도할 길이 많아졌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양측 간의 합의가 합의문에 담기에 시간이 너무 짧았거나 전략 전술적으로 하나씩 보따리를 푸는 게 더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면서 "지금 드러나 있는 것은 빙산의 일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이설 기자 sseo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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