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민주노총 등으로 구성된 산재사망대책마련 공동 캠페인단이 2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앞에서 2018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을 열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삼성중공업이 최근 노동계 선정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뽑혔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등으로 구성된 ‘산재사망 대책마련 공동캠페인단’은 반복되는 산재 사망 사고의 심각성을 알리고 기업의 책임과 처벌 강화를 위해 2006년부터 매년 ‘최악의 살인기업’을 선정해 발표한다.
지난해 노동절이던 5월1일 발생한 사고로 6명이 숨진 삼성중공업이 1위의 불명예를 안았다. 당시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800t급 골리앗 크레인과 32t급 타워크레인이 충돌하면서 노동자 휴게실을 덮치는 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6명이 숨지고 25명이 다쳤다. 이 사고는 사상 최악의 ‘크레인 참사’로 기록됐다.
캠페인단은 “사망자들은 모두 노동절인데도 쉬지 못했던 비정규직 하청노동자였다”면서 “이윤 창출에 눈먼 안전 불감증, 조선 산업이 어려워지면서 안전 예산을 먼저 줄였던 점 등이 노동자들의 사망으로 드러났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또 “사람이 죽는 중대재해가 일어나도 원청에 대한 최대한의 판결이 벌금형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캠페인단에 따르면 2012년부터 지난해 5월까지 발생한 타워크레인 사망사고는 23건이다. 이 중 수사 중인 2건을 제외하고 건설사 원청을 기소한 15건에 대한 사법부의 판결은 벌금 12건, 무혐의 2건, 기소유예 1건으로 집계됐다.
한국노총, 민주노총 등으로 구성된 산재사망대책마련 공동 캠페인단이 2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앞에서 2018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을 열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원본보기 아이콘지난해 노동자 5명이 숨진 현대엔지니어링ㆍGS건설ㆍ대림산업 등 3개 기업이 공동 2위에 올랐다. 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STX조선해양ㆍ현대산업개발ㆍ케이알산업ㆍ대림종합건설 등 4개 기업이 공동 5위에 선정됐다.
기업 산재 사망자는 예외 없이 모두 하청업체 소속이었다. 지난해 명단에 오른 5개 기업의 하청 노동자 사망자 비율이 89%(사망자 38명 중 34명)였던 것과 비교하면 위험의 외주화가 더 심해졌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캠페인단은 “더 극심해진 ‘위험의 외주화’를 멈추기 위해 선진국처럼 원청업체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며 “중대재해 기업 처벌법을 제정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사고가 많이 발생한 건설업계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에게 ‘특별상’을 수여했다.
2016년에 과로사한 노동자만 6명에 달해 지난해 특별상을 받았던 우정사업본부는 아직도 장시간 노동 구조를 해소하지 않은 것으로 지적받아 2년 연속 특별상을 받았다.
다음은 노동계 선정 역대 최악의 살인기업 명단이다.
▲2006년 최악의 살인기업 : GS건설
▲2007년 최악의 살인기업 : 현대건설
▲2008년 최악의 살인기업 : 한국타이어
▲2009년 최악의 살인기업 : 코리아2000(이천 화재사고 원청 기업), 특별상 : 노동부
▲2010년 최악의 살인기업 : GS건설, 특별상 : 행정안전부 지역경제과 지역희망일자리추진단
▲2011년 최악의 살인기업 : 대우건설, 특별상 : 이명박 대통령
▲2012년 최악의 살인기업 : 현대건설, STX조선해양, 특별상 : 삼성
▲2013년 최악의 살인기업 : 한라건설, LG화학, 특별상 : 삼성
▲2014년 최악의 살인기업 : 대우건설, 현대제철, 특별상 : 규제개혁위원회
▲2015년 최악의 살인기업 : 현대건설, 현대중공업
▲2016년 최악의 살인기업 : 한화케미칼, 특별상 : 질병관리본부,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고 기업
▲2017년 최악의 살인기업 : 현대중공업, 특별상 : 교육부, 우정사업본부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캐리어에 리본 달지 마세요"…공항서 내 짐 늦게 ...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