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회식 줄고 퇴근 후 자기계발로 심야 손님 줄어
최저임금 인상에 밤샘 영업 포기도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직장인 박정우씨는 야근 후 퇴근 길에 동네 24시간 순대국 식당에 들렀다 발길을 돌려야 했다. 밤샘 영업을 하던 이 식당은 올해 최저임금 인상 이후 인건비 부담으로 심야영업을 중단했다는 안내문을 발견한 것. 박씨는 "최근 24시간 영업을 포기하는 점포가 늘어난 것 같다"면서 "프랜차이즈 식당뿐 아니라 편의점도 밤에는 영업을 안하는 곳이 많다"고 말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3월말 기준 편의점 A사의 24시간 운영점포 비율은 27.1%로 지난해 말 30.1%에서 3%p 감소했다. 이 편의점은 경쟁사들과 달리 심야영업을 강제하지 않아 24시간 영업하는 점포의 비중이 적은 편이었다. 하지만 올해 초 최저임금 인상 이후 심야에 문을 닫는 점포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특히 신규 점포일수록 24시간 운영 방식을 피했다. 신규 가맹점 가운데 24시간 영업을 선택하는 비중은 지난해 8월 27%에 달했지만 하반기부터 급감하기 시작해 지난 2월 8%까지 떨어졌다.
그 동안 A사를 제외한 대부분의 편의점들은 6개월간 오전 1시부터 오전 6시까지 적자를 증명해야 해당 시간대에 심야영업을 중단할 수 있었다. 올해 최저임금이 지난해보다 16.4%(1060원) 오른 7530원이 되면서 편의점 가맹점들의 심야 시간대 적자를 증면하기는 더욱 쉬워졌다. 오전 1시부터 오전 6시까지 심야 시간대 인건비가 하루 5300원, 한 달에 15만9000원이 추가되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 햄버거 업체인 버거킹과 맥도날드도 일부 점포의 24시간 영업을 중단했고 파리바게뜨도 11시까지였던 폐점 시간을 점주 재량으로 한 시간 앞당길 수 있게 했다.
업계에선 퇴근 이후에는 자기 계발을 하거나 가족과 시간을 보내려는 사람이 늘면서 이들 점포의 심야 시간대 매출이 줄어든 것을 심야영업을 중단한 배경으로 꼽는다. 업계 관계자는 "가정을 중요시하는 유럽의 경우 밤 늦게까지 문을 여는 음식점이 거의 없다"면서 "최근 직장인 사이에서 워라밸을 중요하게 여기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데다 음식점의 인건비 폭탄까지 맞물리면서 심야식당이 줄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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