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산대국 지위 흔들
한국GM 판매부진 적자 눈덩이…본사서 철수 압박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 구채은 기자]한국의 대표 산업인 자동차 산업이 흔들리고 있다. 적자 누적으로 허덕이고 있는 한국GM에 대해서는 철수설이 다시 나오고 있고, 맏형인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2010년 이후 최악이라는 부진한 성적을 기록한 뒤 돌파구 찾기에 부심하고 있다.
한국의 자동차 생산대수는 2016년 422만8000대에서 지난해 2.7% 감소했으나 인도는 2016년 448만8000대에서 지난해 477만9000대로 약 6.5% 증가했다. 7위인 멕시코는 2016년 360만대에서 지난해 406만8000대로 13% 증가하며 400만대를 돌파했다. 인도와의 격차는 더욱 벌어졌고 멕시코와의 격차는 4만6000대로 급격히 축소됐다. 한국의 자동차 생산량이 2년 연속 감소한 반면 멕시코는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올해 한국이 7위로 밀려날 가능성이 높다.
한때 자동차는 한국 수출 1위 산업으로 경제 성장 견인차 역할을 했지만 2012년 이후 5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자동차 수출은 2012년 317만대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에는 253만대로 떨어졌다. 2011년 처음으로 400억달러를 돌파했던 수출금액도 지난해 383억달러를 기록 400억달러 아래로 떨어진 상태다.
한국GM은 거듭되는 적자에 철수설이 끊이지 않으면서 진퇴양난인 상황이다. 한국GM은 2014년부터 적자가 이어지며 지난해까지 누적 적자가 3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GM은 2014년 3332억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2015년 9930억원, 2016년 6315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최근 3년 누적 적자가 2조원에 달한다. 지난해에도 6000억원 수준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미국 본사에서 압박에 나섰다. 메리 바라 GM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4분기 실적 관련 컨퍼런스콜에서 "우리는 독자생존 가능한 사업을 위해 (한국GM에) 조치를 해야 할 것"이라며 부진에 빠진 한국GM에 칼을 댈 것임을 시사했다. GM은 '수익이 나지 않으면 과감하게 버린다'는 원칙에 따라 2013년 말 이후 작년까지 유럽 사업 철수, 호주ㆍ인도네시아 공장 철수, 태국ㆍ러시아 생산 중단 또는 축소, 계열사 오펠 매각, 인도 내수시장 철수, 남아프리카공화국 쉐보레 브랜드 철수 등을 차례로 단행했다. 한국 역시 예외일 수 없는 상황으로 최악의 경우 철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된 것이다.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은 더욱 큰 문제다. 당장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강화되고 있는 보호무역주의는 자동차 수출에 직접적 타격을 줄 가능성도 높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에서 미국은 한국산 자동차의 대미 수출을 줄이기 위해 관세 부활(한미 FTA 체결전 2.5%) 등을 주장할 태세다. 이러한 글로벌 시장의 변화에 대응해 중장기적인 전략을 짜고 집행해야 하지만, 경직된 노사 관계, 규제 등에 발목 잡혀 옴짝달싹 못하는 게 자동산 산업의 현주소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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