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가상통화 투기 광풍, 역사속에도 이와 비슷한 사례는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17세기 네덜란드의 튤립 투기 광풍을 지금의 가상통화 투기 광풍과 비슷하다고 꼽는다. 올 겨울 극장가를 달궜던 영화 '튤립피버'는 17세기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영화의 주제인 남녀의 사랑 이야기 보다 튤립 광풍이 휩쓴 시대적 배경이 더 기억에 오래 남는 것은 어쩌면 가상통화에 빠져 있는 현대인들에게 과거 튤립 투기 광풍이 어떠한 사회적 병폐를 야기했으며 어떻게 사람들의 인생을 비극적으로 바꿔 놓았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줬기 때문일 것이다.
일부는 튤립 가격이 '버블'인줄 알면서도 한 달만에 수십배나 폭등한 튤립에 전재산을 넣고, 순식간에 버블이 꺼지자 강물 속에 목숨을 던지기도 한다. 최근 명문대에 재학 중인 20대 대학생이 가상통화 투자 실패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튤립의 형태와 색, 색의 조합 방식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고 튤립 그 본연의 가치 보다 투기판 분위기에 따라 가격이 결정됐던 17세기나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코인 등 서로 다른 종류의 가상통화들이 계속 생겨나고, 가격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21세기 현대의 모습도 꽤 유사하다.
가상통화는 화폐로 인정할 수 있나, 없나를 떠나 지나친 투기 광풍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강력한 규제의 대상이 된다. 가상통화에 빠진 우리 사회가 영화의 비극적인 한 장면으로 남길 바라지 않는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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