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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한 詩]펭귄/김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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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복잡한 것이라고
가장 단순하게

말할 수 있다

삶은
단순한 것이라고

더 없이 복잡하게

말할 수도 있지

섭씨 영하 83도

중얼중얼

다시 무리 속으로

파고드는

파고드는

펭귄


■삶은 생각하기에 따라 단순하기도 하고 복잡하기도 하다. 슬프기도 하고 기쁘기도 한 것처럼. 또한 고통스러운 나날들이 연이어지는가 하면 행복한 순간들도 적지 않다. 그러니 삶을 두고 한마디로 지정하는 일은 매력적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일면적일 따름이다. 아니 삶은 이미 그 자체로 숭고해 정의할 수 없는 그 무엇이다. 보라. "섭씨 영하 83도" 속에서 몸을 맞대고 둥근 원을 그리며 체온을 나누는 펭귄들을, 새끼를 낳기 위해 수천 킬로미터를 헤엄쳐 갈라파고스 군도의 심해로 잠행하는 고래상어를, 오십 년 동안 10미터가 넘는 흙집을 쌓아 올린 흰개미들을. 우리 인류 또한 그렇게 서로를 보듬고 대를 이어 이 세계를 이루어 왔다. 채상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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